'주홍연, 연이 날아갔어!' 종이 연이 끊어지자 신선 나루의 아이들이 모두 다급해졌다. 종이 연은 점점 멀리 날아가더니 먼 산비탈의 나무 위에 걸렸다. 홍연은 끊어진 연줄을 꼭 쥔 채 입술을 깨물고…
'주홍연, 연이 날아갔어!'
종이 연이 끊어지자 신선 나루의 아이들이 모두 다급해졌다. 종이 연은 점점 멀리 날아가더니 먼 산비탈의 나무 위에 걸렸다.
홍연은 끊어진 연줄을 꼭 쥔 채 입술을 깨물고 그쪽으로 달려갔다.
'기다려! 내가 가져올게!'
홍연은 연이 떨어진 쪽으로 계속 달렸다. 해가 점점 저물어 갈 때, 겨우 나무에 올라 종이 연을 잡았지만 이미 해는 완전히 져 있었다.
높은 곳에서 아이들이 있던 방향을 보니, 모두 각자 어머니에게 이끌려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아버지는 아직 양조장에서 일을 마치지 않았을 시간이었다.
홍연은 연을 꼭 붙잡았다. 또 바람에 날아가 버릴까 봐서였다. 그런데 나무가 너무 높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막상 종이 연을 잡고 나니 내려올 엄두가 안 났다.
밤은 점점 깊어져 가고, 밤바람이 차고 이슬도 내려앉았다. 홍연은 아무도 모르는 높은 곳에서 멀리 집집마다 등이 켜지는 걸 바라보았다.
눈을 크게 뜨고 바람에 눈이 마를 정도였다. '나는 여협이 될 사람이잖아. 이런 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냐!'
아무도 자신이 여기 있는 걸 몰라도,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아도, 혼자 나무 위에서 밤을 보내더라도 두렵지 않다.
주홍연은 어둠도, 외로움도 두렵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홍연은 신선 나루에 켜진 등불을 세 번 세었다. 모두 268개였다.
추위와 배고픔에 몸을 꼭 웅크리며 이제 정말 나무 위에서 밤을 새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멀리서 작은 등불 하나가 보였다. 산속에서 유일한 빛처럼 깜빡깜빡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홍연아! 주홍연!'
등불은 점점 가까워지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홍연아, 홍연!'
...어?
등불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하고 다정한 얼굴을 비추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꿈일까? 홍연이 손을 놓고 살짝 내려오자 밑에 있던 이가 안전하게 받아주었다.
'오라버니!'
그녀는 마침내 울먹이며 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