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삼수와 채소신은 눈 덮인 산을 넘어 깊고 어두운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채소신이 비밀스럽게 말했다. "이건 나 혼자 발견한 거야! 량주 설산에 보물이 있다잖아!" 사삼수가 입을 삐죽거렸다. "우리…
사삼수와 채소신은 눈 덮인 산을 넘어 깊고 어두운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채소신이 비밀스럽게 말했다. "이건 나 혼자 발견한 거야! 량주 설산에 보물이 있다잖아!"
사삼수가 입을 삐죽거렸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우리가 이렇게 멀리 온 걸 알면, 네 아버지 어머니랑 같이 우리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야!"
"뭐가 무서워! 늘 하던 대로 내가 주동했다고 하면 돼!" 채소신은 말하면서 배낭을 열어 온갖 물건을 꺼냈다. 사삼수가 고개를 내밀어 보니 화섭자, 담요, 작은 얼음도끼 등 갖출 건 다 갖춰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채소신은 종이 봉지 하나를 꺼내 사삼수에게 던졌다.
"견과 강정이야. 저번에 좋아한다고 해서 어머니께 졸라서 하나 더 샀어."
사삼수가 종이 봉지를 열었다. 견과 강정은 추위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사삼수가 뭐라 하기도 전에 채소신이 화섭자를 하나 건넸다. "데워서 먹어."
불꽃에 구워지자 견과 강정의 향기가 물결처럼 퍼져 나갔다. 채소신과 사삼수는 천천히 동굴 안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앞쪽 어둠 속에서 낮은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두 아이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어스름한 두 개의 등불이 켜지듯 빛났는데, 동면 중이던 큰곰이 깨어난 것이었다.
"도망쳐!" 채소신이 재빠르게 멍하니 서 있는 사삼수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려 달아났다.
사삼수는 어떻게 집까지 돌아왔는지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채소신이 줄곧 자신의 손을 꽉 쥐고 있었던 것만 기억났다. 둘은 비명을 지르고 넘어지고 일어나면서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하지만 채소신의 손은 끝내 놓지 않았다.
사냥꾼이 설산의 큰곰이 잠에서 깨어났지만 산을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마을에 알렸다. 그가 분명히 보았는데, 그 곰이 견과 강정 몇 조각을 들고 맛있게 먹고 있다는 것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방 안에 무릎 꿇은 두 아이는 꾸지람을 듣느라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물 한 모금 마시는 틈을 타 사삼수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채소신도 입꼬리를 삐딱하게 올리고 있었다. 그의 코끝은 얼음 조각에 긁혀 얕게 피가 배어 있었다.
서로 마주 보며 미소 짓자 아이들의 귀에는 더 이상 꾸중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서로의 눈 속에 비친 촛불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