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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록을 산으로 돌려보내며 이 서신 한 통을 함께 보냅니다. 제자 해회는 죄가 무겁고 깊어,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그저 두렵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여도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남기…

월록을 산으로 돌려보내며 이 서신 한 통을 함께 보냅니다. 제자 해회는 죄가 무겁고 깊어,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그저 두렵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여도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남기기 위해, 제 스승 풍서께서는 언제나 험난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직접 태항산의 가파른 골짜기들을 수없이 오르내리셨습니다. 그날은 바람이 몹시 거셌고, 삼경이 되던 무렵 갑자기 밤비까지 쏟아졌습니다. 스승님께서 산에 오르신 이후로 좀처럼 돌아오시지 않아, 저는 빗속을 가르며 스승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겨우 동이 틀 무렵, 진흙에 남은 발자국을 따라 한 절벽 끝에 이르렀고, 그 위에 남아 있는 미끄러진 자국을 보고서야 스승님께서 그만 발을 헛디뎌 산 아래로 떨어지신 사실을 알았습니다. 절벽이 워낙 험하고 가팔라, 더는 내려가 살필 길이 없어 결국 그 이후로 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야 스승님의 책상 앞에서 원고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글을 쓰시다 중간에 무언가 의심스러운 대목을 짚어두신 흔적이 있었지요. 아마도 여정에 나서기 전날 밤, 그 점을 직접 확인해 보려 서둘러 산에 오르셨다가 변을 당하신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스승님께서 이렇게 갑작스레 곁을 떠나시니, 제자는 차마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일이란 이토록 덧없고, 하늘의 뜻이란 왜 이다지도 가혹한지요. 오직 남은 것은, 스승님께서 이루지 못하신 그 길을, 제자가 목숨을 다해 이어가겠다는 다짐뿐입니다. 스승님께서 떠나시고 월록이가 큰 병을 앓았으니, 다 제자가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입니다. 여러 번 마음을 다잡고 헤아리던 끝에, 다행히 아 선생의 도움을 받아 월록을 산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산속이 고요하고 맑으니, 월록도 분명 평안히 자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 어르신 곁에서 작은 안식처가 되고, 곁에 남아 또 하나의 기쁨이 되어드릴 수 있기를 조용히 바랄 뿐입니다. 엎드려 죄를 청합니다. 무능한 제자가 스승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으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묵산도와 서원에서 받은 은혜는, 평생 잊지 않고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훗날 책이 완성되면 모든 소득을 묵문에 바치고, 작은 정성이나마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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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록을 산으로 돌려보내며 이 서신 한 통을 함께 보냅니다. 제자 해회는 죄가 무겁고 깊어,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그저 두렵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여도를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