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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잃은 이균과 갇혀 있는 모용연조와 비교하면, 그나마 석수신의 최후가 가장 번듯했다. 그는 전장에서 죽지도 않았고, 쇠사슬 묶여 정신을 놓지도 않았다. 다만 품위 있는 장군이었으나 어둠 속의 …

목숨을 잃은 이균과 갇혀 있는 모용연조와 비교하면, 그나마 석수신의 최후가 가장 번듯했다. 그는 전장에서 죽지도 않았고, 쇠사슬 묶여 정신을 놓지도 않았다. 다만 품위 있는 장군이었으나 어둠 속의 집행자가 되었을 뿐이다. 그는 모용연조보다 결단이 빨랐고, 이균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알았고, 넘겨야 할 다음 장을 붙잡고만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광윤은 이미 그 책에 쓰여 있는 다음 장이었지만, 그의 친구들은 그걸 깨닫지 못한 채 지난 이야기에 매달렸다. 결국 손에 묻은 건 먹물뿐이었다. 어리석었다. 정말 어리석었다. 처음엔 석가촌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부모님 얼굴도 보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끝내 아들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가 천하의 배신자로 손가락질받아도, 그를 가엾다고 여겼다. 그 후로 곁에 있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났다. 누군가는 그에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었고, 누군가는 그를 영리하다고 했으며, 또 누군가는 유언을 그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병권마저 잃었다. 겨우 목숨 하나만 건졌다. 어떤 이는 그가 몰락했다고 했고, 또 어떤 이는 그가 때를 잘 읽었다고 했다. 그는 현명한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어리석은 사람이었을까. 이런 질문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답이 안 나온다. 자신의 행동이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 후 수많은 비난이 그에게 쏟아졌지만, 이미 죽은 사람은 칭찬도, 욕도 듣지 못한다. 명예든 비난이든 결국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그는 그런 말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고, 들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무묘 바깥에 서 있었다. 장인들이 타는 듯한 햇살을 받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늘을 가르는 그들의 외침이, 조정에서 내리는 임금의 명령이, 바로 지금 귀기울여야 할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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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잃은 이균과 갇혀 있는 모용연조와 비교하면, 그나마 석수신의 최후가 가장 번듯했다. 그는 전장에서 죽지도 않았고, 쇠사슬 묶여 정신을 놓지도 않았다. 다만…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