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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도자에게는 비장의 한 수가 있다. 이 비법만 있으면 세상일의 구 할은 모두 헤쳐나갈 수 있다. 그 비법은 단 한 마디, '좋아'였다. 아버지도 좋아, 계모도 좋아, 아우도 좋아, 이사도 좋아, 집…

염도자에게는 비장의 한 수가 있다. 이 비법만 있으면 세상일의 구 할은 모두 헤쳐나갈 수 있다. 그 비법은 단 한 마디, '좋아'였다. 아버지도 좋아, 계모도 좋아, 아우도 좋아, 이사도 좋아, 집을 바꾸는 것도 좋아, 한어를 쓰지 못해도 그럭저럭 좋아. 집안 고양이가 말썽을 부릴 때면 확실히 짜증이 나니, 잃어버려도 좋아. 구멍 난 옷을 꿰매주는 사람이 없어도 아무렴 좋아. 어차피 옷은 갈아입어야 하는 거니까. 그릇에 담긴 녹두 과자가 아우보다 하나 적어도 좋아. 어차피 단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매일 한 시진씩 공부를 덜 하고 아우를 데리러 가는 건 정말 좋아. 어차피 스승님과 지루한 경전을 외우고 싶지 않으니까. 동지에 조왕신을 모시고 사당에 절하는 일도 아우가 맡게 되었지만... 아무렴 좋아. 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하라지. 어차피 나는 안 일어날 테니까... '좋은' 일이 쌓이고 쌓일수록, 그의 '좋아'는 마치 해가 지고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에게는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오래되었지만 제법 예쁜 비파가 하나 있었다. 제대로 된 곡 하나 연주하지 못했지만, 그는 그 비파를 늘 품에 안고 다녔다. 비파의 줄감개가 너무 팽팽한 탓인지, 아니면 너무 낡은 탓인지, 비파는 그의 품에서 종종 '끼익 끼익' 소리로 그를 부르고는 했다. 그러면 그는 '좋아, 좋아'하고 대답했다. 그는 비파와 사이가 꽤 좋았다. 그래서 뭐든 다 좋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못마땅해하며, 자세도 단정치 않고 뭐든 대충 좋다고만 하는 모습이 사내답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좋아요'라고 대답한 뒤 뒤돌아 떠나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그의 비파가 상인의 마차에 실리고 있었다. 그는 재빨리 달려가 비파를 낚아챘지만, 입술이 떨려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아우는 오히려 '좋았어'라고 외치며 손뼉을 쳤고, 계모는 어차피 켜지도 않는 거, 집에 둬 봤자 망가지기만 하니 팔아서 돈이라도 받는 게 좋지 않겠냐며 그를 달랬다.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험상궂은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따귀를 때리며 지금 네 꼴을 똑똑히 보라고 했다. 비파를 내려놓든지, 아니면 이 집에서 나가라며 호통쳤다. 비파는 억울한 듯 그의 품을 파고들었고,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호소했다. '좋아' 선생님, 제발 그 말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는 고개를 들었다. 햇살에 눈이 부셨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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