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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는 자신이 '하백'이 될 거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어릴 적에 생선 장사를 할 때도, 거란이 침략하는 걸 목격했을 때도, 홍수가 났을 때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세상을 구하는…

봉이는 자신이 '하백'이 될 거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어릴 적에 생선 장사를 할 때도, 거란이 침략하는 걸 목격했을 때도, 홍수가 났을 때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든, 허망한 신이든 모든 사람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남을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천지를 떠돌며 홀로 왔다 홀로 간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위해 사는 법이다. 그래서 봉이는 귀찮은 일에 스스로 뛰어드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장 씨가 유언으로 아이를 부탁할 때 그녀는 왜 하백의 가면을 써야만 했을까? 분명 평범한 인간인데, 왜 보살이 되려 한 걸까? "주우야, 그럴 가치가 있느냐?" 봉이는 결국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저 웃으며 반짝이는 황하를 바라볼 뿐이었다. "언젠가는 가치 없던 것도 가치 있게 변할 거예요." 그 말은 다른 방식으로 현실이 되었다. 쏟아지는 빗줄기, 거칠게 들이치는 물살, 굳게 닫힌 성문, 그리고 자신의 품에 안겨 더는 움직이지 않는 그녀... "주우야, 네가 틀렸다. 이 세상은... 그럴 만한 가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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