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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그날 죽었어야 했다. 그날 이전까지 나는 강남에서 가장 명망 높은 거래상 상관가의 귀한 외동딸이었다. 아버지는 날 온 마음으로 아꼈고, 원하기만 하면 하늘의 달이라도 따다 줄 기세였다.…

나는 원래 그날 죽었어야 했다. 그날 이전까지 나는 강남에서 가장 명망 높은 거래상 상관가의 귀한 외동딸이었다. 아버지는 날 온 마음으로 아꼈고, 원하기만 하면 하늘의 달이라도 따다 줄 기세였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날, 먼 길을 다녀온 아버지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아버지는 내 또래의 여자아이를 데려왔고 이 아이가 자신의 친딸이며, 나는 하인의 자식이라고 말했다. 그 하인이 자기의 아이를 잘 살게 하려고 나를 대신 들여보낸 거라 했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온갖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내려 했지만, 결과는 늘 웃음거리만 될 뿐이었다. 아버지는 예전 정 때문에 내쫓지는 않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싸늘해졌다. 그리고 내 생일... 아니, 이제는 내 생일이라 부를 수도 없는 그날. 집안은 축제처럼 밝게 장식되었고, 모두가 진짜 상관가의 아가씨를 위해 축하하고 있었다. 나는 그 틈에서 버려진 존재였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다. 그때 백우가 찾아왔다. 그녀는 고운 옷을 입고, 곱게 화장한 얼굴로 내 앞에 섰다. 이제는 내가 가졌던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럽고, 어딘가 슬퍼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내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연회에서 얌전히 행동하면, 아버지께 부탁해 예전처럼 대해달라 청해보겠다고. 나는... 그 말을 믿고 말았다. 하지만 그 연회는 재앙이 되어버렸다. 내가 정성을 다해 만든 과자가 백우를 죽일 뻔했던 것이다. 아버지는 쓰러진 백우를 보고는 끝내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상관가에서 쫓겨났고, 거리에 버려진 쥐새끼처럼 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갈 곳도 없이 떠돌다 마른 우물가에 이르렀을 때, 어쩌면 여기가 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생이라는 사내가 나를 붙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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