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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과 아달은 터덜터덜 발을 끌며 야영지로 돌아왔다. 아달은 건초 더미 위에 널브러져 만사가 귀찮다는 듯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지만, 아경은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어 기어이 장씨 아저씨의 내력을 알아…

아경과 아달은 터덜터덜 발을 끌며 야영지로 돌아왔다. 아달은 건초 더미 위에 널브러져 만사가 귀찮다는 듯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지만, 아경은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어 기어이 장씨 아저씨의 내력을 알아내려 들었다. 온갖 산전수전을 겪은 터라 그는 더 이상 무모하게 굴지 않았고, 그저 장작더미 뒤에 숨어 아저씨의 옷자락만 뚫어져라 지켜보았다. 그 후, 오래된 두루마리가 조금씩 복원될 때마다 장씨 아저씨의 광증도 조금씩 옅어졌다. 그는 늘 달빛 아래 쭈그리고 앉아 누렇게 바랜 종이를 어루만졌는데, 거친 손마디가 종이 끝을 스치며 사각거리는 소리를 냈다. 마침내 어느 소협이 떨어진 먹 자국에 마지막 붓질을 더해 복원을 마치자, 장씨 아저씨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웃는 눈가에는 깊은 주름 골이 패였다. 그날 밤, 아경은 여느 때처럼 갈대숲에 웅크리고 있었다. 장씨 아저씨는 강변에 서서 고개를 젖힌 채 호탕하게 웃어젖혔고, 그 우렁찬 소리에 잠자던 새들이 깜짝 놀라 날아올랐다. 흐릿했던 당횡도의 글귀에서 돌연 금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자세히 보니 '귀의'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제야,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낡은 갑옷 위로 물결 같은 파동이 일더니, 장씨 아저씨의 형체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이내 온몸이 반딧불이 빛처럼 흩어져 밤바람에 섞이더니, 서쪽을 향해 밤하늘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자갈밭에는 그저 반쯤 펼쳐진 <하서여도> 한 권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아경은 눈을 비비며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급히 달려들어 지도를 집어 들었다. 지도를 천천히 펼치니 하서 열한 개 주의 강역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고, 옥문관과 양관 같은 군사 요새들도 뚜렷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그때 지도 끝자락에서 서신 한 통이 스르르 미끄러져 떨어졌다. 서신에는 평온하고 친근한 장씨 아저씨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젊은 친구, 그동안 나를 따라다니느라 고생했는데, 결국 자네를 실망하게 한 것 같군." "...나는 기억을 찾았다네. 집 생각이 났고, 대당도 떠올랐으며, 내 병사들도 기억났다네. 그 녀석들도 자네들처럼 눈망울이 초롱초롱했지. 나를 바라보며 내가 그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 또한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호송했고, 험한 곳을 넘었으며, 쓰러진 전우들의 시신을 밟고서 먼 곳을 바라보았지... 다만 우리가 호송했던 건 이 지도였고, 우리가 넘었던 건 기련산 고갯마루의 얼음 계곡이었다네. 그리고 우리가 서로의 발과 어깨를 디디며 그토록 바라보았던 건... 사막에 피어오르는 봉화 연기였고, 그 연기 너머에 있는 장안성이었다네." "미안하구먼... 요 며칠 자네들을... 내 부하 녀석들로 여기고 말았어..." 눈부신 아침 햇살이 비쳤다. 아경은 야영지로 달려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장씨 아저씨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이미 구름과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진 상태였다. "아냐, 나한테 서신이 있어!"아경은 급히 서신을 펼쳤으나, 종이 위의 글씨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너 잠이 덜 깬 거 아니냐?"사람들이 왁자지껄 웃으며 자리를 떴고, 아경은 머리를 긁적이며 혼란에 빠졌다. '설마... 정말 꿈이었나? 하지만 지난 며칠간의 일들이... 분명 눈앞에 생생한데...' "아경, 빨리 와! 안 그러면 밥 다 떨어진다!"입구 쪽에서 아달의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경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글씨가 사라진 하얀 종이를 한번 바라보고, 꼬르륵거리는 자신의 배를 한번 쳐다보았다. 결국 그는 일단 고민을 접어두기로 했다. 재빨리 짐을 챙겨 밥을 차지하려는 무리 틈으로 뛰어들었다. 문 안쪽에 남겨진 낡은 서신은 그가 몸을 돌리는 순간 별빛처럼 부서져 내렸다. 그것은 아침 안개와 밥 짓는 연기 속에 섞여 흩어지더니, 바람을 타고 서쪽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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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과 아달은 터덜터덜 발을 끌며 야영지로 돌아왔다. 아달은 건초 더미 위에 널브러져 만사가 귀찮다는 듯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지만, 아경은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