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쪽 조장 마을에서 양식을 징발해 절인 고기 반 근과 동전 이백 문을 챙겼다. 집주인이 쌀을 땅속 저장고에 숨겨 두었기에 그것도 파내었다. 이촌에서 군세를 거두어 산 닭 두 마리와 쇠붙이 몇…
첫째 쪽
조장 마을에서 양식을 징발해 절인 고기 반 근과 동전 이백 문을 챙겼다. 집주인이 쌀을 땅속 저장고에 숨겨 두었기에 그것도 파내었다.
이촌에서 군세를 거두어 산 닭 두 마리와 쇠붙이 몇 가지를 챙겼다.
구야 고개에서 유랑민 무리를 막아 청장년 세 명을 진영에 편입시켰다. 몰래 숨긴 은팔찌 한 쌍과 쌀 두 자루도 챙겼다.
둘째 쪽
한 어린아이가 무릎을 꿇고 양식을 남겨 달라며 애원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아보와 닮아 마음이 저려왔다...
생각해 보니 우리 아이도 병중에 빛을 무서워하여 늘 소매로 얼굴을 가렸었지.
허나 지금 쌀을 던져 준다면, 훗날 내 아이 아보가 굶주릴 때 목숨을 남겨 줄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
......
셋째 쪽
난세의 개미 같은 목숨들은 오직 강한 군대에 붙어야만 살 수 있다!
병든 자식은, 아버지의 공을 의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
모두가 저마다 살길을 찾듯, 내 아이 또한... 삶을 구하고자 한다.
넷째 쪽
곡식을 바치면... 공훈 한 점이 더해지고...
재물을 바치면... 하루 빨리 귀갓길에 오를 수 있다...
다섯째 쪽
들판에서 열 명을 넘게 베어 하루의 휴가를 얻었다.
급히 집으로 달려가니 온 마을이 황량하구나.
자물쇠는 녹슬고 부뚜막은 차갑고... 우리 아이 아보는... 어디에 있는가?
온 마을을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고,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다행히 한 동료가 몰래 귀띔해 주었다. 두 대인의 은혜로 아보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져 병을 치료하고 있다고.
증표로 젖니 하나를 건네주었는데, 조그만 젖니의 뿌리에는 아직 피가 스며 있었다.
......
아보는... 아직 이갈이할 나이인데...
......
오랜 세월의 고통과 아픔이 모두 이 눈송이 같은 작은 이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었구나.
문득... 손바닥 위로 하얀 눈발이 하늘 가득 흩날리고, 그 눈 속에서 아보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아이가 저곳에 있으니 나 역시 마땅히 분발해야지...
......
두중위! 두중위! 두중위!
여섯째 쪽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두중위... 두중위... 두중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