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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 집안의 낭자는 관음보살과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한다. 관음보살은 어릴 때부터 그 말을 듣고 자랐다. 소문의 시작은 할머니가 자주 공양을 드리러 가던 절이었다. 어릴 적 그녀는 마치 분가루를 바른…

조씨 집안의 낭자는 관음보살과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한다. 관음보살은 어릴 때부터 그 말을 듣고 자랐다. 소문의 시작은 할머니가 자주 공양을 드리러 가던 절이었다. 어릴 적 그녀는 마치 분가루를 바른 옥인형처럼 예쁜 아이였지만, 툭하면 병이 나 일 년 내내 바닥을 밟아보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애가 탄 할머니는 손녀를 위해 몇 번이고 절에 다니며, 온갖 신불에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손녀를 데리고 관음보살상 앞에서 절을 올리자, 낯선 비구니가 관음상 뒤에서 나와 버들가지로 소녀의 미간을 툭 건드리고는 유유히 떠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불당 안의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러다 비구니가 문을 나선 뒤에야 뒤쫓아갔지만, 역시나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날로부터 소녀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졌다. 절의 법사는 그녀가 관음보살 곁에 있는 옥동자의 환생이라 했다. 본래 옥이기에 피와 살이 없으나, 부모의 정혈을 빌려 몸을 얻었으니 남들보다 허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보살께서 특별히 그녀를 지키러 왔으며, 또 그녀의 이름에 '관음' 두 글자를 넣어야 보살의 보살핌을 받는 줄 알고 귀신들이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할 거라 했다. 할머니는 그 말을 빠짐없이 새겨듣고 하나하나 실천했다. 황금 불상도 만들고, 옥 조각상도 세웠으며, 주지 스님과 법사들에게 청해 이름도 새로 짓고, 커다란 궤짝에 시주금을 가득 채워 절에 보내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량주의 다른 가문들은 놀라워하며 잇따라 참배하러 절을 찾았고, 그곳의 향불은 나날이 성해졌다. 그러나 정작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 모든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불교 사찰이 량주 대가문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병약한 아이야 흔하디흔하고, 대부분 자라면서 자연스레 건강해지는 법이었다. 조씨 집안 역시 여러 가문 중에서 돋보이려면 모종의 태세를 갖춰야 했다. 가문은 그저 불심에 전념할 뿐, 그 외의 야심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겨울에도 생생한 버들가지와 낯선 비구니의 등장은... 모두가 그런 이야기를 바랐기에, 눈속임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심자재는 그런 그녀를 두고 정말 피도 눈물도 없다며, 옥의 환생이 틀림없다며 놀려댔다. 그래, 옥이면 옥이라지. 어쩌면 정말로 차가운 구석을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신불의 은혜를 입었다 해도 그런 허무맹랑한 것들은 믿지 않으니. 그래서 절에 머물며 경전을 필사하면서도, 단 한 번도 보살에게 혼사를 막아달라고 빌지 않았다. 그녀는 신불이 아닌, 오직 자신에게만 기도했다. '보살님, 제가 틀렸습니다.' 백옥을 깎아 만든 듯한 관음이 다급히 신통책 뒷면에 글을 써 내렸다. 여인의 눈물은 흐르기도 전에 고탑 위의 찬바람에 말라버렸다. 만약 제가 정말 보살님 곁에 있는 옥의 환생이라면, 부디 한 번만 더 저를 굽어살피소서. 저의 유리를 보살펴주소서. 그 여인을 제 곁으로 돌려보내 주소서... 그 아이는 아직, 제가 무엇을 적었는지 모른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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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 집안의 낭자는 관음보살과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한다. 관음보살은 어릴 때부터 그 말을 듣고 자랐다. 소문의 시작은 할머니가 자주 공양을 드리러 가던 절이었다.…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