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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문마다 차이가 크지 않아서, 기껏해야 등나무 시렁이냐, 목련나무냐 정도의 다름뿐이다. 유독 한 곳만 천장보다도 높게 세운 천 걸이에 온갖 색 비단과 금실이 가득 걸려 있어, 햇살을 받으면 마…

이곳은 문마다 차이가 크지 않아서, 기껏해야 등나무 시렁이냐, 목련나무냐 정도의 다름뿐이다. 유독 한 곳만 천장보다도 높게 세운 천 걸이에 온갖 색 비단과 금실이 가득 걸려 있어, 햇살을 받으면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주점의 깃발 같아서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워낙 눈에 띄니 일단 이곳부터 기록해 두어야겠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천 걸이 곁의 나무마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마도 염색한 천이 너무 눈부셔서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무지개처럼 꽃들의 색마저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천걸이마다 그 아래에는 궁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 몸집보다 더 넓은 천을 다루며 손놀림은 한시도 멈추지 않았고, 땀이 흘러내려도 닦을 새도 없이 그대로 염색통 안으로 떨어져 알록달록한 염료와 섞여 버렸다. 이 궁궐 가득한 비단과 수놓은 천을 다 염색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걸까? 다시 고개를 들어 그 비단들을 올려다보니, 이제는 더 이상 그 무지갯빛이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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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문마다 차이가 크지 않아서, 기껏해야 등나무 시렁이냐, 목련나무냐 정도의 다름뿐이다. 유독 한 곳만 천장보다도 높게 세운 천 걸이에 온갖 색 비단과 금실이…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