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석별 명공께 보내주신 옥함은 잘 받았소. 조각 솜씨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더군. 옥벽이 빈틈없이 맞물려 물 한 방울 샐 틈이 없으니, 일찍이 내 말했듯 천하에 이런 기예를 가진 자는 드…
육석별 명공께
보내주신 옥함은 잘 받았소. 조각 솜씨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더군. 옥벽이 빈틈없이 맞물려 물 한 방울 샐 틈이 없으니, 일찍이 내 말했듯 천하에 이런 기예를 가진 자는 드물 것이며, 육 명공이야말로 그중 으뜸이라 할 수 있겠소.
량주에서 있었던 그 헌배연의 일은 명공의 잘못도, 옥의 잘못도 아니었소. 파진이 우리 아이들을 속인 것이지.
이제 이 옥함을 보니 명공이 다시 기운을 차린 듯하여 마음이 놓이오. 조만간 옥지에서 술이나 한잔 기울입시다.상처는 잊을 수 있다면 잊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잊지 못하겠다면 가슴에 새겨둔들 어떻겠소. 놈들의 칼날이 팔다리는 벨 수 있을지언정, 우리의 긍지까지 베어낼 수는 없는 법 아니겠소. 명공의 옥함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으니, 이 장의조가 그 은혜를 깊이 새겨두겠소.
편지와 함께 물건 하나를 동봉하오. 파진의 처소에서 찾아낸 것이오. 눈먼 자들에게 버려졌으나, 가느다란 흠에도 눈부신 광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더군. 이제 본래 주인에게 돌려보내니, 부디 명공의 마음이 평안해지길 바라오.
장의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