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량주십경> 시문을 내걸자, 많은 이들이 공주의 눈길을 얻기 위해 앞다투어 시를 바쳤다. 처음에는 학자들이 위의 뜻을 헤아려, 황실의 귀한 분께서 반드시 화려한 수사와 고전적인 표현을 좋아할…
공주가 <량주십경> 시문을 내걸자, 많은 이들이 공주의 눈길을 얻기 위해 앞다투어 시를 바쳤다.
처음에는 학자들이 위의 뜻을 헤아려, 황실의 귀한 분께서 반드시 화려한 수사와 고전적인 표현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여, 온갖 수식어와 고사를 인용하며 시를 지었다.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고전을 인용하고, 문장마다 근거를 두어, 지나치게 어렵고 난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주는 붉은 글씨로 평가를 남겼다. "이런 썩은 학문에 물든 시는 책벌레가 갉아먹은 가루와 뒤섞여, 냄새조차 맡기 싫구나!"
반면에, 양치기 소년이 장난삼아 지은 <백설무구>라는 시는 '무구한 탑이 하늘을 찌르고, 큰 눈으로 세 겹의 솜을 덮네. 신선이 지나가다 목을 움츠리고, 옥황상제의 모자를 벗길까 두렵구나.'라는 내용으로, 공주의 박수를 치며 으뜸으로 뽑았다.
옛날 조자건이 일곱 걸음 만에 시를 지었다면, 지금 량주의 백성들은 일곱 걸음 만에 즐거움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맑은 물에서 연꽃이 피어난다'는 진정한 의미다.
그 양치기 소년은 원래 술리 상단에서 량주에 남겨진 갈북 연주자였다. 그는 오직 먼 사마르칸트로 가고 싶어했다. 그곳은 그의 꿈의 땅이었고, 전설 속의 신화 복숭아가 정말로 나무에 열리는지 보고 싶었다.
공주의 상금을 받은 양치기 소년은 흰 말을 한 마리 사서 길을 떠났다.
수년 후, 양치기 소년은 다시 량주로 돌아왔고, 공주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때의 말을 이끌고 공주를 기리기 위해 향했다.
흰 말은 늙은 말이 되었고, 양치기 소년도 노인이 되었다. 늙은 말은 노인을 태우고 망향촌 앞에 이르러 마지막 숨을 내쉰 뒤, 상두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그 밤, 망향촌 앞에는 달빛이 물처럼 밝았고, 누군가는 공주의 혼령을 보았다고 했다. 여전히 양치기 소년을 처음 만났던 그 모습이었다.
황금 복숭아를 본 양치기 소년은 흰 말을 량주에 갇혀 평생을 보낸 공주에게 돌려주었다. 젊은 흰 말은 먼 길을 떠난 당나라 여인을 태우고, 달빛이 깔린 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장안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