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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 이십이일] 묵문에서는 학문을 닦는데 있어, 헛된 말로 일을 그르치고, 겉치레로 요점을 방해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번에 하산하여 세상 유람을 떠나니, 문규에 따라 돌아가는 날 본연의 마음으로 …

[모월 이십이일] 묵문에서는 학문을 닦는데 있어, 헛된 말로 일을 그르치고, 겉치레로 요점을 방해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번에 하산하여 세상 유람을 떠나니, 문규에 따라 돌아가는 날 본연의 마음으로 기관 하나를 만들어야 유학의 시작과 끝이 온전해질 것이다. 하산한 지 석 달이 넘었건만 설계도는 여전히 백지요, 실마리조차 없으니 스승님께 면목이 없다. 마음속 시름을 달래고 백성을 돌보고자 근래 변량 동쪽 교외에 머물며 어릴 적 농사짓던 즐거움을 다시 맛보고 있다. [모월 이십사일] 장부 구조 기계 장치는 풀 수 있어도 미루는 마음은 풀 수가 없다. 들판에 있으니 모든 번뇌가 사라진다. 농사나 짓자. [모월 이십육일] 기관을 연구하여 창생을 이롭게 하는 데 전념하지 않고, 인간의 몸과 쟁기에 의지하여 어찌 천하를 경작하겠는가? 구영아 구영아, 이 얼마나 타락한 것이냐! [익월 일일] 다행히 농가 아이에게서 동쪽 밭 수박 한 통을 선물로 받았다. 밭의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단맛이 부족하다. 기계 장치의 힘으로 수로를 끌어 물길을 나누면 개선될지도 모르겠다. 농사나 짓자. [익월 삼일] 우연히 동문 옛 친구 염서를 만났다. 이 자는 성격이 오만하여 묵수정에서 여러 번 나와 논쟁을 벌였는데, 제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으니 염병왕이라 불려도 싸다. 귀문 기관에 대해 물으니 이미 생각해 둔 게 있는 모양이다. 기가 차고 화가 난다. 농사나 짓는 게 낫겠다. [익월 오일] 염서를 다시 만났다. "구 형이 농사의 즐거움을 얻었으니, 관개를 주제로 삼으면 어떻겠소?" 아무 말이나 지껄이다니, 좋은 뜻은 아닐 터인데... 꽤 일리가 있는데? [익월 십일] 묵자의 학문은 실용을 귀히 여긴다. 목재 하나로 기둥을 받치고, 가죽 반 조각으로 옷과 신발을 꿰맬 수 있다. 물길을 끌어 밭을 갈려 하나 날이 부족하다. 염서가 백련강을 보내왔다. 자주의 정철로 만든 것이니 좋은 강철이구나, 좋은 강철이야. 평소에는 안하무인으로 조롱하던 자가 웬일로 양심을 찾은 모양이다. [추월 십일] 스승님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고 마침내 물길을 끌어오는 기계 장치를 완성했으니, 이제 동문과 상의하여 개선해야 한다. 즉시 산으로 돌아가야겠다. 빚을 졌으니 염서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 그런데 며칠째 보이지 않는다. [동월 십이일] 염서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수첩을 하산하는 동문에게 맡기며 서신 한 통을 동봉한다. 그 자를 만나면 대신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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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 이십이일] 묵문에서는 학문을 닦는데 있어, 헛된 말로 일을 그르치고, 겉치레로 요점을 방해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번에 하산하여 세상 유람을 떠나니, 문규에…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