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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추서에게 합 선생님이 글 쓰는 법을 가르치신다. 나는 배울 생각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글자를 알면 좋은 점이 많고, 서신도 쓸 수 있다고 하시길래, 네 생각에 이렇게 연습 삼아 글을 적어본다…

첫째, 추서에게 합 선생님이 글 쓰는 법을 가르치신다. 나는 배울 생각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글자를 알면 좋은 점이 많고, 서신도 쓸 수 있다고 하시길래, 네 생각에 이렇게 연습 삼아 글을 적어본다. 추서야, 보고 싶구나. 늘 네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네가 떠날 때 나도 함께 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둘째, 묘와에게 아비는 요즘 네 꿈을 자주 꾼단다, 묘와야. 너도 네 어미도 모두 떠났는데, 나만 덩그러니 살아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싶구나.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왔는데, 어쩌다 네 어미와 너를 굶겨 보내게 되었을까. ...... 셋째, 묘와에게 묘와야, 아비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 참으로 미안하구나. 그 흙은 먹으면 안 되는 건데... 정말 안 되는 건데... 아비는 네가 얼마나 배고팠는지, 네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알고 있었단다. 그러면서도 널 품지 못한 자신이, 두고두고 한스럽구나. ...... 넷째, 묘와에게 아비가 요즘 글자를 더 많이 알게 되었단다. 네게 이것저것 가르쳐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구나. 사람들이 내게 이름도 하나 지어주었어. 이제는 유사농라고 부른단다. 허허, 아비도 이제 제법 이름다운 이름이 생겼다. 더는 규진이라 불리지 않게 됐구나. 사람들이 요즘엔 농사도 연구한다는데, 농사라는 게 뭘 그리 연구할 게 있다고... 그냥 땅을 일구고 씨 뿌리면 되는 거 아니겠느냐. ...... 다섯째, 추서에게 이 집안에는 참으로 별난 사람들이 많구나. 누군가는 나를 '밭지기 어른'이라 부르고, 심지어 책까지 한 번 써보자 하더라. 농사짓는 게 그냥 개나 돼지처럼 사는 일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어찌 선생님 소릴 들을 수 있겠느냐. 추서야, 네가, 그리고 묘와가 지금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마을 점쟁이가 말하기를, 사람도 다시 태어난다더라. 부디 다음 생엔 너희가 좋은 집안에 태어나, 매일매일 배불리 먹고 웃으며 지냈으면 한다. 혹여나, 다시 태어났는데도 여전히 힘들고 고달프면 어쩌나... 사람들이 말하길, 앞으로는 모두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 하더라... 그 말이, 정말일까? 정말로 모두가 굶지 않고, 배고프지 않은 세상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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