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절뚝이며 장씨 아저씨를 쫓아 경기장에 도착했다. 아경이 음마하 강변의 삐딱한 회화나무를 잡고 숨을 헐떡일 때, 갑자기 나무 뒤에서 웬 덩치 큰 노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옷깃에는 '…
두 사람은 절뚝이며 장씨 아저씨를 쫓아 경기장에 도착했다. 아경이 음마하 강변의 삐딱한 회화나무를 잡고 숨을 헐떡일 때, 갑자기 나무 뒤에서 웬 덩치 큰 노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옷깃에는 '요계', '구통'이라 적힌 대나무 패가 꽂혀 있었고, 손에는 붉은 모래로 '승' 자를 쓴 붉은 달걀을 꼭 쥐고 있었다. 노인들은 순식간에 두 사람을 겹겹이 포위하더니 큰 소리로 외쳐댔다."나를 뽑아줘! 나를 뽑아!"
순식간에 두 사람의 품은 승리의 붉은 달걀로 가득 차버렸다. 그들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인파를 뚫고 나왔다. 멍하니 손에 든 달걀을 내려다보는데, 껍데기에 금이 가더니 그 속에서 '팔만', '홍중' 같은 마작패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으나, 상대의 눈에서도 오직 황당함만 읽을 수 있었다.
"잘 챙겼나?"등짝을 퍽 하고 내리치는 묵직한 손길, 얼굴을 잔뜩 굳힌 장씨 아저씨였다.
"달걀...말입니까?" 두 사람은 어리둥절했다.
"잘 챙겼나?" 장씨 아저씨는 대답 대신 같은 말을 반복했다.
"챙...챙기긴 했습니다만..." 두 사람은 달걀을 보며 우물쭈물했다.
그러자 장씨 아저씨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어서... 돌려보내... 돌려보내야 해..."
"다섯 부대로 나눠... 아니...열 부대로... 돌려보내..."
두 사람은 넋이 나갔다."달걀 두 개를 열 부대로 나눠요? 어디로 보내는데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장씨 아저씨는 양손으로 두 사람을 한 명씩 낚아채더니, 우르르 몰려오는 노인들 쪽으로 냅다 떠밀어버렸다. 그리고는 중얼거렸다."조심해... 조심해... 반드시... 돌려보내야 해..."
눈에서 형형한 안광을 뿜어내는 노인들을 보며 두 사람은 직감했다.'아이고, 이번에도 도망치긴 글렀구나.'
아경의 바지춤이 세 칸이나 헐렁해지고, 아달의 허리띠가 물풀처럼 너덜너덜해졌을 때쯤에야 노인들은 겨우 그들을 놓아주었다.
장씨 아저씨가 귀신에라도 홀린 듯 그들을 붙잡고 물었다."보냈나? 열 부대! 모두 무사히 보냈는가?"
"열 부대가 뭡니까... 이, 삼십 부대는 족히 넘겠더만요..."아경이 장씨 아저씨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장씨 아저씨는 갑자기 그들에게 정중하게 주먹으로 예를 올리더니, 호탕하게 웃어젖히고는 몸을 돌려 떠나갔다.
두 사람은 영문을 알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아니, 우리한테 절까지 할 일이야?"아달은 이제 지쳤는지 꽁무니를 빼고 싶어 했다."야, 계속 갈 거야?"
아경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못 알아내면 억울해서 못 살아!"
결국 두 사람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다시 그 뒤를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