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문추는 처음 가게를 물려받았을 때 부모님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한 번에 네 가지 종류의 간식을 개발했다. 그림처럼 조각된 옥로단, 속이 은은히 비치는 찹쌀떡... 책에서 배운 간식들은 보…
곡문추는 처음 가게를 물려받았을 때 부모님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한 번에 네 가지 종류의 간식을 개발했다.
그림처럼 조각된 옥로단, 속이 은은히 비치는 찹쌀떡... 책에서 배운 간식들은 보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했다. 그에 비해 투박한 오색 떡은 어쩐지 촌스러워 보였다.
장사 첫 달, 곡문추는 자랑스럽게 가계 장부를 들고 부모님께 달려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둘째 달이 되자,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고 급기야 오색 떡조차 갑자기 인기가 시들해졌다. 결국 지난 두 달 동안 새로운 떡을 개발하는 데 들인 본전조차 벌지 못했다.
"근처에 있는 다른 가게에서도 이런 간식들을 팔았는데, 두어 달도 못 버티고 다 문을 닫았단다."
어머니의 조언은 다정했지만 곡문추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곡문추는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어디가 변한 거지 똑같은 재료를 쓰고 똑같이 정성을 쏟는데... 심지어 새로운 간식을 만드느라 밤새 눈 한번 붙이질 못했는데.
"기존에 없는 다른 것을 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네가 예전만큼 오색 떡을 만드는 데만 매달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거야."
곡문추는 손님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손님들을 붙잡고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손님들을 끌어앉혀 놓고 밤새 떡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지 않은가!
부모님은 자신을 탓하진 않았지만 곡문추는 자신에 이르러 가업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석 달째 되던 때부터는 오색 떡만 팔기 시작했다.
매출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서서히 돌아왔고,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게 되었다.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딸의 모습에 곡문추의 어머니는 "손님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들어 보렴. 그다음에 새로운 걸 생각해도 늦지 않단다."라며 조언했다.
다음 날, 곡문추는 오색 떡을 팔면서 손님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서쪽에서 온 두 낭자는 오색 떡에는 술을 곁들여야 그 맛이 일품이라고 했다.
동쪽에서 오신 황씨 어르신께선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가 산들바람을 즐기곤 하는데, 그때 친구들과 함께 떡을 먹으며 국화를 감상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곡문추는 새로운 영감을 천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오색 떡을 사는 손님에게 국화주 한 병도 함께 권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