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아우께. 혼례가 가까워 오니, 속세의 예법에 따라 친족 어른이 축사를 전해야 할 터인데, 하늘이 세월을 허락지 않아 스승님께서 우리 둘의 혼례를 보시지 못하시게 되었으니 한스럽기만 합니다. 조금…
청 아우께. 혼례가 가까워 오니, 속세의 예법에 따라 친족 어른이 축사를 전해야 할 터인데, 하늘이 세월을 허락지 않아 스승님께서 우리 둘의 혼례를 보시지 못하시게 되었으니 한스럽기만 합니다. 조금 분수를 넘는 일이나, 이 마음을 허락해주신다면, 오라버니가 대신 축사를 써서 청 아우께 함께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주: 스승님께서 계셨더라면 우리 두 사람을 보시고 반드시 기뻐하셨겠지요! 이처럼 경사스러운 날에 오라버니께서 아이처럼 슬픈 얼굴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승께서 분명 비웃으실 것입니다. 물론 오라버니께서 축사를 엉망으로 쓰신다면, 저 역시 비웃을 겁니다!
첫째, 소계칩과 기청은 영원히 한마음이 되어 맺어진다.
주: 우리는 본래 한마음이지만, 이 세상 부부 중 마음이 하나인 이는 많아도 뜻이 하나인 부부는 흔하지 않습니다. 우리 둘은 끝까지 뜻을 함께하는 이가 됩시다! 어떻습니까?
둘째, 소계칩과 기청은 영원히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늘을 난다.
주: 과연 이야기책을 많이 읽으셨나 봅니다. 재자와 가인의 달콤한 말까지 모두 익혀오셨네요. 하지만 당신은 확실히 재자이고 저는 하하 그저 투박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래도 한 뜻으로 하늘을 난다는 말은 참 마음에 듭니다. 저희 둘 다 묵문의 제자니, 본디 하늘을 나는 것이 본래 정해진 인연 아니겠습니까.
......
그리고 아청, 근래 산진의 일들은 순조로운지요? 혼례복은 이미 마련해 두었으니, 언제쯤 집에 들러 저희 곁에도 얼굴 한 번 내밀어 주시렵니까?
주: 산진은 이미 경맥의 흐름을 따라 다시 배치했고, 이제는 흐르는 물로 운용하게 되니 기력 소모가 어림잡아 이삼 할가량은 줄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또 산진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이 버릇, 정말 고쳐야겠습니다. 나이 들면 천연실에서 문지기 노파나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