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에 한 나무꾼이 불견산에 보물을 은닉한 새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찾아 나섰다. 산을 넘어 물이 다한 곳에 이르자 과연 보석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곁에 까마귀와 제비 두 마리가 앉아 사…
옛적에 한 나무꾼이 불견산에 보물을 은닉한 새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찾아 나섰다.
산을 넘어 물이 다한 곳에 이르자 과연 보석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곁에 까마귀와 제비 두 마리가 앉아 사람의 말을 하고 있었다.
제비가 까마귀에게 물었다. "이 물건은 먹을 수 있는 곡식도 아닌데 지켜서 무슨 이익이 있소?"
까마귀가 답했다. "천하 사람들에게 나눠 주어 빈부격차를 없애고, 모두가 구슬 같은 집에 살며 비단옷을 입게 하려 하오."
제비가 다시 물었다. "훌륭한 뜻이오나, 어찌하여 멈추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오?"
까마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예전에 새들이 돌을 물고 산을 나섰으나, 가난한 자들이 그것을 보고 서로 빼앗으려 혈육마저 해쳤고, 부유한 자들은 돌을 문 새를 보고 그물과 화살로 잡아 새장에 가두고 희롱하였소."
두 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제비가 다시 물었다. "실행할 수 없음을 알면서 어찌하여 내게 이를 들려주었소?"
까마귀가 답했다. "보물을 품은 것 자체가 죄가 되니, 때를 기다리며 숨겨두어야 마땅하오. 그대는 봄에 떠났다 가을에 오니 믿음을 얻었고, 비바람을 마다하지 않으며 한결같음을 얻었소. 믿음을 지키고 마음이 한결같으니 그대에게 맡기는 것이오."
제비가 물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대가 보물을 품고 아낀다는 것만 알 뿐, 때를 기다려 내놓으려는 이치는 모를 것이오. 몸은 고달프고 명예는 실추되어 세상의 조롱을 받을 텐데, 그대는 이를 감수하시겠소?"
까마귀가 날개를 펴고 고개를 치켜들며 답했다. "사람들이 까마귀를 묵자라 부르니, 이미 묵자가 된 이상 이 마음 하나면 족할 뿐 어찌 남의 비방과 칭찬을 따지겠소? 사람 마음이 부족하면 묵자가 채워줄 것이오. 사람들이 쌀과 밀가루를 구하면 묵자는 쇠쟁기와 목우를 만들어 천하를 먹여 살릴 것이요, 술과 고기를 원한다면 묵자는 좋은 술을 빚고 살찐 돼지를 길러 백성들을 대접할 것이오."
이를 엿들은 나무꾼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돌아가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다음 날 사람들을 이끌고 다시 찾아갔으나, 적막한 빈 골짜기에 새 울음소리만 맴돌 뿐 보석도 신령한 새도 모두 연기처럼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