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무유는 자신의 이름이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이름은 개봉 수각의 부귀한 규수에게나 어울리고, 산 밖을 떠도는 여도사에게나 어울리지, 암곡에서 자라 먼지투성이 여자아이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
만무유는 자신의 이름이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이름은 개봉 수각의 부귀한 규수에게나 어울리고, 산 밖을 떠도는 여도사에게나 어울리지, 암곡에서 자라 먼지투성이 여자아이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무유, 무유... 스무 살의 만무유는 지붕에 누워 입으로는 잣을 씹으며 마음 속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씹었다.
근심이 없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일을 빼먹고 나와도 마음은 늘 걱정뿐이었다. 돌아가면 부모님이 또 한숨을 쉬실까 걱정이고, 아버지처럼 평생 망치나 휘두르는 장인으로 살게 될까 걱정이었다.
달이 서쪽 산 아래로 가라앉자, 무유는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서늘한 저녁바람이 낯선 향기를 실어왔다.
그 향기는 아버지가 화로에 불을 지필 때 튀어 오르는 불꽃 같았고, 여름밤 어머니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엮어 주던 풀부채 같았다. 그 향기에 이끌려 근심도 잊고 나이도 잊었다. 먼 산이 아득히 높아지고 자신은 꽃 사이에서 쉬는 작은 무당벌레가 된 것만 같았다. 또 어느새 자신이 아주 커져서 손을 뻗어 산 저편에서 달을 건져 올려 하늘에 다시 걸어 놓는 것만 같았다.
창고에 도둑이 든 줄 알고 적연과 적복이 등롱을 들고 달려왔을 때, 그들이 본 것은 바로 이런 광경이었다.
여자아이가 중산 송료주 항아리를 베개 삼고, 다 마셔 버린 천년취 항아리를 껴안은 채 다리에는 또 다른 술통을 올려놓고 대자로 뻗어 창고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아직 개업도 안 했는데 벌써 취한 사람이 생겼어?"
"쉿, 깨우지 마. 저 모습 좀 봐. 분명 근심 없는 좋은 꿈을 꾸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