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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는 어릴 때부터 말을 듣지 않았다. 남들이 동쪽이라 하면 꼭 서쪽으로 가야 직성이 풀렸다. 고모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이 망종에 태어나서 온몸에 까끄라기가 돋았다고. 소무는 지지 않고 받…

소무는 어릴 때부터 말을 듣지 않았다. 남들이 동쪽이라 하면 꼭 서쪽으로 가야 직성이 풀렸다. 고모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이 망종에 태어나서 온몸에 까끄라기가 돋았다고. 소무는 지지 않고 받아쳤다. "그럼 우리 부모님께 따지세요. 이런 이름을 지어 주다니, 좁쌀에 까끄라기가 없을 수 있나요!" 부모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고모는 늘 말을 멈췄다. 그저 말로는 이 녀석을 이길 수 없다며 연신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러고는 좀 더 크면 벽수운도로 보내 그곳의 아 선생님께 제대로 가르침을 받게 해야겠다고 했다. 소무는 고모가 왜 부모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다무는지 알 수 없었다. 부모를 본 적도 없었고, 부모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저 고모가 더는 자기를 키우고 싶지 않아 보내려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난 안 가! 무슨 오리 선생, 닭 선생이야. 이름부터 웃긴 사람한테는 안 배울 거야!" "하하하, 말 잘했구나." "누, 누구세요? 처음 보는 사람 같은데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제 볼랑고는 엄청 세다고요!" 문 앞 늙은 회화나무 아래, 키가 크고 마른 사내가 서 있었다. 소무는 볼랑고를 움켜쥐고 몇 걸음 물러섰다. "겁낼 것 없다. 네 고모가 기관 소가 또 멈췄다기에 와 보았을 뿐이니. 보아하니, 전에도 기관 소를 분해한 게 네 짓이겠구나?" "저, 저 아니에요! 게다가 다시 조립했단 말이에요." 소무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주 잘 조립했더구나." 그 사람은 소무가 더 이상 겁내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안으로 들어왔다. 몸을 낮춰 소무와 눈높이를 맞춘 뒤 덧붙혔다. "다만 몇 군데를 거꾸로 끼웠을 뿐이야." "거꾸로라고 하면 제가 믿어야 해요? 아저씨가 묵가 거자도 아니면서!" 그 말에 사내는 한참 웃다가 말했다. "내가 묵가 거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네가 잘못 끼운 톱니바퀴에는 정면과 뒷면을 표시해 두었단다. 글을 배웠다면 헷갈리지 않았겠지." 소무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그럼 그 두 글자만 배우면 되잖아요. 글 배우고 책 읽는 것보다 기관 소 타고 뛰어다니는 게 훨씬 재밌죠?" "음, 일리가 있구나. 그럼 기관 소를 타면서 글을 배울 수 있다면, 벽수운도에 올 마음이 있느냐?" "아저씨가... 아 선생님이에요? 그럼 이 볼랑고도... 아저씨가 만든 거고요...?" "내가 만들었지. 볼랑고뿐만 아니라 기관 소, 기관 목연, 기관 작은 말까지도." "그, 그럼 저도 아저씨한테 배울래요!" ...... 봄이 가고 가을이 오더니, 어느새 한 해가 흘러 다시 망종이 되었다. 소무는 볼랑고를 들고 기관 소에 올라탔다. 씨앗이 벽수운도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망종이 지나면 올해의 파종을 놓치게 다. 선생님의 씨앗을 지키기 위해, 그는 반드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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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는 어릴 때부터 말을 듣지 않았다. 남들이 동쪽이라 하면 꼭 서쪽으로 가야 직성이 풀렸다. 고모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이 망종에 태어나서 온몸에 까끄라…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