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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가 주온에게 왕위를 선양한 후, 국호가 양으로 바뀌었다. 양태조는 애준이 유순하다 하여, 상을 내리고, 조주로 이주하게 했다. 명분은 상이었으나, 실은 귀양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주온은…

애제가 주온에게 왕위를 선양한 후, 국호가 양으로 바뀌었다. 양태조는 애준이 유순하다 하여, 상을 내리고, 조주로 이주하게 했다. 명분은 상이었으나, 실은 귀양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주온은 애준이 약간의 행낭과 시위만 거느린 채, 산속의 좁은 길을 따라서 가도록 했다. 과거 천자의 행차에 비하면, 이는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인지 가는 내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왕도를 수십 리쯤 떠났을 때, 한 시위가 멀리서 행렬의 뒤를 따라오는 사람을 발견해, 이를 이조에게 알렸다. 시위가 데려온 그자를 보고 나서야, 이조는 그가 교방사의 교방사신 유청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행렬을 따라 수십 리를 걸었다. 치마는 진흙이 튀어 더러워지고, 꽃을 수놓은 신발은 실밥이 다 터져 초라해 보였다. 고개를 돌린 이조는 모질게 손을 내저으며, 그녀에게 물러가라 했다. 아마도 더는 존귀한 천자도 아닌,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처지에 무슨 면목으로 그녀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다시 수십 리를 걸어, 행렬은 역참에 잠시 멈추었다. 그곳은 물자가 부족했으며, 먹을 것도 형편없었다. 이조는 한술 뜨고는, 수저를 내려놓았다. 시위가 아까 돌려보낸 그 여자가 계속 따라와서 지금 역참 밖에 쭈그려 앉아 있다고 전했다. 이미 해가 저문 데다가, 이곳은 왕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그녀를 다시 돌려보내기도 어려웠다. 이조는 하는 수 없이 그녀를 들이라 했다. 유청의는 아까보다 훨씬 더 초췌해 보였다. 이조는 긴 말 않고, 그녀에게 앉아서 밥을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유청의는 그의 곁에 앉아 손을 잡고, '아조'라고 나지막이 불렀다. 이조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는 듯했다. 그가 아직 황자였을 때, 유청의는 왕도의 귀족 여인이었다. 그녀의 금실 수 놓은 춤은 속세를 초월한 듯 고고했다. 그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나무 아래에서 훌쩍이던 모습,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겠다며 분개하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지금은 다 사라져 버린 뜬구름 같은 일이다. 더 이상 그녀를 지켜줄 수 없다. '돌아가시오, 청의.' 이조는 고개를 돌려, 유청의의 눈을 보며 말했다. 유청의는 말없이 이조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참 뒤, 그녀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아조, 제가 금실 수 놓은 춤을 한 번 보여드리지요.' 유청의는 이조의 대답도 듣지 않고 홀로 일어섰다. 더러워진 치마도 금실 수 놓은 춤의 우아함을 가리지 못한 듯, 예전 당나라 궁전에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역참의 모든 이가 얼굴을 가린 채 울었다. 이조도 참을 수 없었다. 한 곡조를 마치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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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가 주온에게 왕위를 선양한 후, 국호가 양으로 바뀌었다. 양태조는 애준이 유순하다 하여, 상을 내리고, 조주로 이주하게 했다. 명분은 상이었으나, 실은 귀양이…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