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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은 마지막 한 발만 남았다. 도박에서 노자를 다 잃었을 때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수로 말벌집을 쏴 쫓기다 강에 뛰어들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칠흑같이 끝없는 산 절벽…

화살은 마지막 한 발만 남았다. 도박에서 노자를 다 잃었을 때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수로 말벌집을 쏴 쫓기다 강에 뛰어들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칠흑같이 끝없는 산 절벽 사이에 서서 풍계승은 활을 쥔 손이 어쩔 수 없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눈앞의 과녁 아래에는 거대한 톱니바퀴 장치가 연결되어 있었다. 맞히기만 하면 자신과 뒤에 있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 낭자를 궁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맞히지 못하면... 풍계승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발밑으로 향했다. 사방에서 돌아가는 톱니바퀴 부품들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절벽 사이의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절벽 바닥은 보이지 않을 만큼 깊었고 희미한 물소리만 들려왔다. 그는 여기가 어딘지도, 이 낭자가 누구인지도, 왜 자신과 함께 이곳에 갇혔는지도 몰랐다. 다만 그녀를 버려두고 혼자 탈출구를 찾을 수는 없다는 것만 알았다. 그래서 풍계승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기관을 견제하고 축을 연구했으나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더 깊은 막다른 길에 빠뜨리고 말았다.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털끝만큼의 차이. 풍계승은 화살 깃이 튕겨 나가는 소리를 들었고 몇 호흡 뒤에 절벽 아래에서 거의 들리지 않는 물에 빠지는 소리가 났다. "미안하오... 낭자," 풍계승은 화살을 쏜 자세를 유지한 채 목소리가 다소 메말랐다. "이번에는 소생이 낭자를 곤경에 빠뜨렸소." "그대는 왜 묵산도를 찾아가려 하는 것이오?" 낭자가 갑자기 입을 열어 풍계승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말해도 낭자가 비웃지 않으신다면." 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곳을 보시오. 기관이 얽히고설켜 스스로 험준한 요새를 이루고 있소. 병기의 이로움은 없으나 그대와 나를 꼼짝 못 하게 가두었지 않았소. 소생이 한마음으로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기관술이오. 이것을 활과 화살의 도에 쓸 수 있다면 어쩌면 언젠가 천하 사람 모두가 백보 밖에서 백발백중으로 천 리 밖의 적을 막을 수 있을지도..."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묵산도에서 문전 박대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야인 같은 실력을 업신여길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화살과 함께 이 캄캄한 산 절벽에 묻히게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대 생각에 묵산도가 문진관의 제자를 받아들일 것 같소?" "큰 도가 삼천이라 해도 다른 길로 가도 결국 같은 곳에 이르오. 어디서 걷고 어떻게 걷는지가 정말 그리 중요하오?" 풍계승은 바위틈으로 새어드는 한 줄기 희미한 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소생은 궁술에 천부적 재능이 없소. 처음 배울 때 백 발 중에 과녁에 맞는 것이 몇 발이나 됐겠소. 하지만 소생은 언제나 과녁의 중심을 똑바로 응시하고 털끝만큼도 움직이지 않았소. 한 번 맞히지 못하면 다시 한번, 백 번을 맞히지 못하면 백한 번을 시도했소..." "안타깝게도 소생의 화살은 다 떨어진 것 같소." 말이 끝나자마자 눈앞의 희미한 빛이 갑자기 사라졌다. 어둠 속에서 더 짙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고 한 마리 거대한 새가 바람 소리를 몰고 두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 풍계승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성큼 낭자 앞으로 나섰다. 활자루를 쥔 두 손의 손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거대한 새가 점점 가까워졌다. 이십 걸음, 십오 걸음, 십 걸음... 죽기 전에 이토록 정교하고 뛰어난 기관을 볼 수 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 다섯 걸은, 세 걸음...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다. 그의 불화살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천하 사람들도 아직 그가 만든 활과 화살을 쓰지 못했다. 소문으로 듣던 묵성의 천공각도 가보고 싶었고 밭 속의 목우도... 그가 마음속으로 이 모든 것에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거대한 새가 몸을 낮추어 그를 스쳐 지나갔다. 나무 화살 하나가 그 몸에서 떨어졌고, 순식간에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마 아까 쏜 화살 중 하나가 그것을 맞혀서 이 절벽의 거대한 새를 놀라게 한 것일 터. 풍계승은 그렇게 생각하며 땅에 떨어진 화살을 집어 들었다. 과녁 중심을 똑바로 응시하고 털끝만큼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시위를 놓았다. 대지가 진동하고 절벽 안의 톱니바퀴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거의 멈출 뻔했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거대한 새가 그를 태우고 산꼭대기로 날아올랐다. 햇빛이 기관의 틈새로 절벽 바닥에 쏟아졌고 거대한 새를 닮은 작은 기관 새 한 마리가 가볍게 여자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절벽 위의 그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입산을 환영하오, 풍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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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은 마지막 한 발만 남았다. 도박에서 노자를 다 잃었을 때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수로 말벌집을 쏴 쫓기다 강에 뛰어들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