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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추가 아버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떠나가던 그 뒷모습이지만, 이제 그마저도 희미하다. 속특 출신의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그에게 절반의 피를 물려주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설추가 아버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떠나가던 그 뒷모습이지만, 이제 그마저도 희미하다. 속특 출신의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그에게 절반의 피를 물려주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는 손을 뻗어 아버지의 늘어진 옷자락을 붙잡으려다 놓친 기억만 어렴풋했다. 옷자락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그가 붙잡으려 했던 모든 것처럼 말이다. 그해, 설추는 여섯 살이었다. 중원에선 해마다 전란이 이어졌고, 그 속특 상인은 결국 고아와 과부만을 남겨둔 채 미련 없이 자국으로 떠나 버렸다. 한때 꿈꾸던 '당나라의 성세'를 버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참, 상인다운 상인이었다. 전쟁에 재해까지 겹친 궁핍한 시절, 설추는 어머니와 자신이 서로 의지해 사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먹을 것을 얻고자 다른 유랑민에게 설추를 팔아넘겼다. 훗날 설추는 그때 그 감정이 바로 '배신감'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생각을 할 자격이 있었을까? 헤어지기 직전, 설추는 조용히 어머니를 바라봤다.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는 걸 보고는 생각했다. 이걸로 됐어. 어머니도 나도 결국엔 살아 남을 거야. 하지만 이제부터는 남이야... 마주쳐도 서로 몰라보겠지. 이렇게 떠나면 적어도 낳아주신 은혜는 갚는 셈이라고 생각했다. 낡은 무쇠솥에서는 끓는 물이 부글부글 소리를 냈다. 설추가 힘껏 솥을 걷어차자 끓는 물이 그놈을 덮쳐 놈이 미친 듯 날뛰었다. 설추는 밖으로 달아나려 했지만 너무 허약해 곧 붙잡혔다. 몸부림치던 설추의 왼쪽 뺨이 달아오른 솥 바닥에 닿아 흉한 자국이 남았다. "흉터? 그러면..." "그럼 뭐겠냐. 멀쩡히 살아 있는데, 귀신이라도 됐을까봐?" "쳇, 보기 흉하네... 나도 체면이 있는데." 운이 다하진 않았던 모양인지. 설추의 비명은 우연히 지나던 주우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그는 설추를 구해냈다. 눈앞의 늠름한 소년 협객을 보며 설추는 눈을 굴리고는, 자신이 갈 데 없는 고아라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 설추는 스스로도 이 말이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 주우생은 그를 데리고 귀문 시장의 환술사에 찾아갔고, 그곳에서 설추는 새 이름을 얻었다. 설추. 스승을 따라 와자로 떠나던 날, 설추는 주우생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훗날 네가 도주가 되면, 돌아와서 돕겠다." 주우생은 크게 웃으며 농담처럼 받아넘겼지만, 설추는 진심이었다. 매우 진지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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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추가 아버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떠나가던 그 뒷모습이지만, 이제 그마저도 희미하다. 속특 출신의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그에게 절반의 피를 물려주었을 뿐…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