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청천문의 무사들에게. 삼백 제자가 중도교로 향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청은 그저 이 부끄러움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문파를 등진 죄인이 무슨 덕이 있다고 이런 크나큰 은혜를 받겠습니까. 의를 위해 몸을 던지는 것, 그 길이 곧 청천문이 세상을 구제해온 도리라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중도교의 형세가 몹시 급박하오니, 잠시라도 늦으면 곧 큰 변란이 닥칠까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여러 무사께 간절히 청하오니, 부디 주저하지 마시고 곧장 진 앞에 달려가 이 칼, 이 몸을 내던져 산천이 무너지지 않게 굳건히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생명까지 내어주며 입은 이 은혜, 이 한 몸으론 도저히 다 갚을 수 없음을 압니다. 다만 머리 숙여 오래도록 감사드릴 뿐, 이제 이 칼을 들고 진영 앞에 서서, 여러 무사 여러분과 끝까지 생사를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