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견산의 소계칩에게 올리니, 부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생각건대 정성을 다해 제사를 받들며 종문의 엄격한 도리를 닦아왔고, 하늘의 뜻을 따르며 오랜 세월 변치 않는 기풍을 함께 나누어 왔나이다. …
불견산의 소계칩에게 올리니, 부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생각건대 정성을 다해 제사를 받들며 종문의 엄격한 도리를 닦아왔고, 하늘의 뜻을 따르며 오랜 세월 변치 않는 기풍을 함께 나누어 왔나이다.
십오 년의 세월을 막역하게 지내왔으니 어찌 단순한 소꿉친구의 정에만 머물 수 있겠나이까. 사천 일 동안 가슴 깊이 연모하는 마음을 품어왔기에, 감히 이제 혼인을 청하고자 하나이다.
의관을 정제하고 성대한 예로써 평생의 인연을 기탁하려 하오니, 부디 거문고와 비파가 화합하듯 백년해로하며 복된 삶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라나이다.
이미 거북점에서도 길한 괘를 얻었기에, 이제 기러기를 예로 올려 경건하게 고하나이다.
저의 미천한 진심을 올리오니, 부디 기쁜 회답을 내려 주시옵소서.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주시옵소서.
현덕 오 년 구 월 십사 일, 소신 소계칩은 머리 숙여 고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