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군 전다께, 저, 운아입니다. 요즘 들어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마당에는 벌써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어요. 북쪽의 눈에 비하면 두껍다 얇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양가 어른들께서 저를 잘 돌봐주시면…
낭군 전다께,
저, 운아입니다. 요즘 들어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마당에는 벌써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어요. 북쪽의 눈에 비하면 두껍다 얇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양가 어른들께서 저를 잘 돌봐주시면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낭군을 그리워하며 언제쯤 돌아오실지 한숨 섞인 말씀을 하십니다.
밖에서 고생이 많으시지요. 날이 차가우니 옷 든든히 챙기시고, 따뜻한 음식도 꼭 챙겨 드세요. 부디 본인을 소홀히 하시면 안 됩니다. 사람들은 다들 북쪽이 어지럽다 하지만, 저로서는 그곳 사정이 어떤지 알 길이 없어 늘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도 낭군께서는 이것 하나만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스승님께서는 결코 누구에게 원수를 갚으라 말씀하신 적이 없으시고, 다만 낭군과 금중 아주버님께서 무탈하게 잘 지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저도 그와 같은 마음입니다. 저를 대신하여 금중 아주버님께도 안부 꼭 전해 주세요.
낭군께서 떠나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곧 우리만의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요 며칠 밤, 잠을 자다 보면 뱃속에서 아이가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의원분들은 아직 임신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아이가 움직인다는 얘긴 처음 들으신다며 다들 웃으십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아이가 남달리 영특해서 그런가 보다 싶어 괜스레 기쁘고 뿌듯합니다.
어제는 마당에서 눈이 덮인 매화 한 가지를 꺾어 병에 꽂아두었습니다. 날마다 바라보고 있자니, 앞으로 올 좋은 날들이 저 멀리 보이는 듯합니다. 낭군, 운아를 위해 호타강 가에 핀 풀이나 꽃 한 송이를 꼭 주워 와 주시겠어요? 낭군께서 집에 돌아오시면 그 매화와 함께 엮어, 우리 두 사람이 연리지처럼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곁에 두렵니다.
운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