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뱃속이 텅 비어, 배고픔을 참을 수가 없다. 여비도 다 떨어져 개떡 하나 살 수 없다. 길바닥에서 구걸하거나, 들개의 밥을 뺏는 수밖에 없다. 길가 노점에는 갓 나온 찐빵이 있었지만, 큰…
배고프다. 뱃속이 텅 비어, 배고픔을 참을 수가 없다. 여비도 다 떨어져 개떡 하나 살 수 없다.
길바닥에서 구걸하거나, 들개의 밥을 뺏는 수밖에 없다.
길가 노점에는 갓 나온 찐빵이 있었지만, 큰 소리로 호객하는 주인을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모락모락한 김을 보며,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고민했으나, 차마 굽신거리며 구걸할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잠에 기대어 허기를 달래고자 허름한 사원을 찾았다. 잠에 들려는 찰나, 누군가가 여기서 쉬어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그는 낮은 소리로 대답한 후, 뒤척이며 다시 잠을 청했다. 어차피 주인이 정해진 사원도 아니니 말이다.
날이 차츰 어두워지자, 그는 잠에서 깼다. 그 사람은 사당 안에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 기개가 느껴지는 건장한 소년이었다. 잠에서 깬 그를 보고는, 그의 남루한 행색에도 아랑곳 않고 같이 불을 쬐자고 청했다. 초저녁 산속을 맴도는 찬 기운에 그도 사양하지 않았다.
소년이 먼저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차를 판매하는 상인이라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차림새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의 난처한 상황을 알아챈 듯, 소년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책과 행낭을 가리켰다.
"선생께서는 필시 글공부를 하시는 분이시군요. 저는 학자들이 가장 존경스럽습니다."
"가장 쓸모없는 것이 바로 학자라오." 그는 더 멋쩍어 하며, 소년이 차라리 자신을 거지로 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 소년은 의아했다.
"학문에만 매진해 세상 물정에 어두우니, 결국 이 사당에나 머무는 신세잖소."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이 불공평하니 선생 같으신 학자가 이를 바꾸셔야 합니다. 어찌 이 허름한 곳에 안주하려 하시는 것인지... 그렇지 않습니까?"
소년은 말하던 중 보따리에서 하나 남은 개떡을 꺼내, 그에게 절반을 건넸다.
그는 떡을 받자마자 허겁지겁 삼켰다. 모처럼 가슴이 뛰었다. 오랫동안 굶주린 탓인지, 소년의 방금 그 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 선생의 존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소생은 채가입니다."
"..., 위도제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