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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맹관이 왜 중도교까지 왔대?" "누가 알아. 들리는 말로는 누구한테 빚이라도 진 거라던데?" "빚? 내가 들은 건 돈이 아니라 은혜를 갚으러 왔다는 얘기였는데." 돈이니 은혜니. 웃기고 있네…

"그 맹관이 왜 중도교까지 왔대?" "누가 알아. 들리는 말로는 누구한테 빚이라도 진 거라던데?" "빚? 내가 들은 건 돈이 아니라 은혜를 갚으러 왔다는 얘기였는데." 돈이니 은혜니. 웃기고 있네. 맹관은 뒤에서 쑥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귀를 후벼팠다. 그리고 허리춤에 있던 술주머니를 풀었다. 이 술주머니는 부천리에게서 슬쩍해온 것이다. 이런 모양의 술주머니는 태백산 일대에서나 볼 수 있었고, 그 안에는 최고급 소도자 독주가 담겨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젖히고 술을 한 모금 크게 들이켰다. ...... "쯧, 북쪽 술은 향만 맡아도 독하군." "형씨, 술맛을 좀 아는구먼! 말투를 들어 보니 남쪽 사람 같은데?" 눈보라 치는 밤, 허물어진 사당 안에서 두 사람은 처음에는 말없이 제각기 칼을 닦고 있었다. 그러다 술향기를 핑계 삼아 자연스레 말문이 트였다. 맹관은 서신을 전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여러 번 군에 숨어들었고, 그때마다 이름을 바꾸었다. 오직 옛 전우들의 가족을 찾아 유서와 군량을 전해 주기 위해서였다. 이제 남은 편지는 단 하나. 거란의 낭하 부근에 있는 사람에게 전해야 했다. 애초에 그는 이번 길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보라가 몰아치는 황야 한복판에서 자신처럼 칼을 쓰는 협객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두 사람은 먼저 칼을 빼 들었고, 곧이어 말을 빼앗았으며, 베고 달리고, 달리며 또 베었다. 겨우 추격을 따돌리고 이 사당에서 쉬게 되었을 때까지도 서로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강호의 규칙에 따르면 함께 적을 죽이고 또 함께 술을 마셨으면 형제라 할 수 있었다. 맞은편 사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성은 왕, 이름은 청이라 하오." 그러고는 자신이 마시던 술주머니를 휙 던져 주었다. 맹관은 진작부터 술향기에 목이 타고 있었다. 소가 물을 들이켜듯 단숨에 세 모금을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왕청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사람이 아까운 게 아니라, 술이 아까웠던 것이다. 남의 술을 얻어 마셔 민망했던 맹관은 입가를 훔치며 말했다. "난 맹관이라 하오. 호타에서 왔소. 여러 곳의 술을 마셔봤지만 이 술은 참 묘하군... 향은 강하고, 목 넘김은 독한데, 뒷맛은 깔끔하니 어디 술인지 도무지 모르겠소." "하하! 이건 태백산 최고봉의 눈으로 빚은 술이오. 흔히 맛볼 수 있는 술이 아니지! 그래도 집을 떠날 때 몰래 이만큼 챙겨 내려왔소." 그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나타냈다. 맹관이 피식 웃었다. "세 항아리? 그걸로 하룻밤도 못 버티겠는데." 왕청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같은 손짓을 했다. 맹관이 물었다. "서른?" 왕청이 웃었다. "삼백 항아리!" 맹관이 하하 크게 웃으며 손뼉을 치고 참으로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허물어진 사당에서 술 반 주머니를 나눠 마시며 밤새 천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날이 밝을 무렵 술은 다 마셨고 장작도 꺼졌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 말에 올랐다. 한 사람은 남쪽으로 한 사람은 북쪽으로 가려 했다. "난 이만 가보겠소. 몸조심하시오!" "나도 이만 가보도록 하지. 몸조심하시오!" 인사를 마친 맹관이 말머리를 돌리려던 순간, 뒤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맹관 형, 다음에 만나면 진짜 이름을 알려주시오... 이랴!" 맹관이 고개를 돌리니 왕청은 이미 말을 달려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맹관은 입맛을 다시며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술맛을 되새기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말을 삼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젠장, 이름 하나를 빚졌군." ...... 호타, 진수창, 불씨 몇 점이 바람을 타고 흩날렸다. 맹관은 다시 고개를 젖혀 술을 크게 한 모금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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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맹관이 왜 중도교까지 왔대?" "누가 알아. 들리는 말로는 누구한테 빚이라도 진 거라던데?" "빚? 내가 들은 건 돈이 아니라 은혜를 갚으러 왔다는 얘기였는…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