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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이 아달을 밀치며 수비벽 시합장 가장자리로 비집고 들어갔을 때, 장씨 아저씨는 마른 손가락으로 허공에 수비벽을 그리고 있었다. 낡은 갑옷의 틈새로 아침 햇살이 배어 나왔다. "장씨 아저씨?"아경…

아경이 아달을 밀치며 수비벽 시합장 가장자리로 비집고 들어갔을 때, 장씨 아저씨는 마른 손가락으로 허공에 수비벽을 그리고 있었다. 낡은 갑옷의 틈새로 아침 햇살이 배어 나왔다. "장씨 아저씨?"아경이 신발 끝으로 모래 바닥에 비볐다. 장씨 아저씨는 그저 묵묵히 사람들이 쌓은 수비벽을 바라볼 뿐이었다."칠 장 높이는 쌓아야 해... 그래야..." 아달이 새로 얻은 소가죽 물 주머니를 풀어 건넸다."어르신, 혹시 우리 부윤 대인과 아는 사이십니까?" 장씨 아저씨는 여전히 대꾸도 없이 가슴팍의 낡은 갑옷만 문질렀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아경이 아달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르더니,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목청껏 소리쳤다."노장군님!" 장씨 아저씨가 맹렬히 몸을 돌렸다. 탁한 눈동자에 순간 광채가 서렸다."돌아... 돌아가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리 그림자가 획하고 쓸고 지나갔다. 두 소년이 층층이 쌓인 사람 무더기 속으로 처박힐 때, 뒤에서 천둥 같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올라가! 저 위로 올라갓!" 두 소년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당장이라도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장씨 아저씨가 그들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고, 구경하던 협객과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대추나무 박자 소리와 함께 와하하 밀려왔다. 별수 없었다.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면 쏟아지는 사람들의 '주목'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기어올라가는 수밖에. 아경의 신발이 삼층 인간 기둥의 무릎 뒤 오금을 밟자마자, 밑에서 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망할 놈의 자식... 네 할애비를 밟다니..." 아달이 누군지도 모를 옷자락을 잡아당겨 힘을 쓰려는데 갑자기 허공에서 손바닥이 날아와 뺨을 후려쳤다. 얼얼한 정신을 차려보니, 7층을 이루고 있던 노병 두 명이 바지춤을 부여잡고는 죽은 사람 보듯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달의 콧날이 일곱 번째로 남의 호심경에 가서 박혔을 때, 머리 위에서 갑자기 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정상이다! 꼭대기야!" 그들은 마침내 수비벽 꼭대기에 비틀비틀 섰다. 장씨 아저씨는 턱을 치켜들고 그 높은 수비벽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집에 가야지... 집에... 이리 높으면... 집이 보일까?"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자리를 떴다. 두 소년은 멍하니 장씨 아저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 어..."아달이 급히 몸을 내밀며 소리치려 하자, 균형을 잃은 거대한 수비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쫓아가자!"아경이 입안에 들어간 풀 부스러기를 퉤 하고 뱉어내고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흙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그 구부정한 뒷모습을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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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이 아달을 밀치며 수비벽 시합장 가장자리로 비집고 들어갔을 때, 장씨 아저씨는 마른 손가락으로 허공에 수비벽을 그리고 있었다. 낡은 갑옷의 틈새로 아침 햇살이…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