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사년, 정월 보름 낙양의 맹진에서, 용문을 향해 힘차게 뛰어오르는 물고기 떼를 바라보았다. 풍공께서 말씀하시길, "용문의 높이가 너무나 높아 넘는 이가 드물지. 하지만 만일 물이 한 자만 더 …
장흥 사년, 정월 보름
낙양의 맹진에서, 용문을 향해 힘차게 뛰어오르는 물고기 떼를 바라보았다.
풍공께서 말씀하시길, "용문의 높이가 너무나 높아 넘는 이가 드물지. 하지만 만일 물이 한 자만 더 높아진다면 어찌 되겠는가? 우리가 백성을 아는 길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네."
나는 이미 그분이 구경을 새기고 서원을 세우려는 큰 뜻을 알고 있었다. 며칠을 함께하며 도를 논하고, 그분께서 내게 몽학 필사본을 함께 교정하자 하셨다. 허나 그 글을 펼칠 때마다, 마음 한 자락이 늘 불안했다. 천년 유학과 역사는 거울이 될 수 있겠지만, 몽학을 널리 펼친다고 해서 정말로 물이 한 자 더 높아질 수 있을까? 이리저리 생각에 잠기던 중 문득, 개구리 한 마리가 물밖으로 뛰쳐올랐고, 그 대열에는 미꾸라지는 물론 흑거북과 쌀새우까지도 함께 있었다. '용문'을 뛰어넘는 것은 잉어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에 문득 느껴지는 바가 있어 풍공께 여쭈었다. "늙은 농부가 <관저>를 듣는다고 해서 농사일을 알 수 있겠습니까? 장인이 <논어>를 외운다고 해서 물레를 짤 수 있겠습니까?"
천하는 잉어만 있는 것도 아니고, 용문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혜의 싹을 틔우는 배움이란 유학만으로는 부족하니, 격물 서원을 세워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면, 어쩌면 물이 한 자 더 차올라 백성을 받쳐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천하의 백성에게 지혜를 열어 세상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
천복 이년, 유월 초엿새
풍공과 이별한 뒤로 수년간 세상을 떠돌며 공부하고, 백성들에게서 도를 구하다 보니 마침내 얻게 된 바가 있었다. 천문과 지리, 모든 업과 수많은 길들 가운데, 오직 산술과 기술만이 곧 격물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의 길에는 묵문이, 산술의 길에는 고운문이 으뜸이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고운문의 무리는 마른 나무처럼 완고한 데다, 묵문보다도 한층 더했으니, 답답한 마음에 신산시로 달려가 실력을 겨뤘고, 마침내 고운문이 스스로 체면을 구기게 만들었다!
허나 이렇게 된 게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그래도 다행히, 어린 벗 맹시량을 만났다. 그 친구 역시 백성을 위한 뜻을 품고 있었기에, 둘이서 밤을 새워 촛불 아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진정한 벗이 되었다. 이 길이 헛된 것은 아니라 할 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그 벗이 이제 막 고운문에 들어섰다는 사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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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복 삼년, 유월 초닷새
오월에 신산시가 다가오니 어린 벗 시량은 이미 고운문의 뛰어난 인재가 되어 나를 불러 함께 산술을 익혔다.
한 달 남짓 함께 공부하다 보니, 시량의 재주에 감탄이 절로 났다. 벌써 고운문의 방, 속, 광, 균 네 방면을 두루 통달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내 마음에는 이미 큰 계책이 있었으니, 이번만큼은 반드시 뜻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밤이 되어 시량을 불러 감사의 뜻을 전하고,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틈을 타 노반 자물쇠로 장난스럽게 묶어놓았다.
이토록 어진 인재가 곁에 있는데, 어찌 가까운 것을 두고 먼 곳을 구하겠는가?
그대는 마땅히 나와 함께 격물 서원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