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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여주인 적연은 그날 창고에서 술에 취한 일을 추궁하기는커녕 오히려 만무유를 가게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무유는 매일 손님에게 술을 가져다 따르면서도 눈은 슬쩍 적연을 훔쳐보았다. 특히 …

주점 여주인 적연은 그날 창고에서 술에 취한 일을 추궁하기는커녕 오히려 만무유를 가게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무유는 매일 손님에게 술을 가져다 따르면서도 눈은 슬쩍 적연을 훔쳐보았다. 특히 누군가와 다툴 때 치솟는 그녀의 두 눈썹을 몰래보곤 했다. 둘은 너무나 다른 사람이었다. 부모님은 무유가 집 안에서만 큰소리치고 집 밖에선 작아지는 아이라고 했다. 반면 적연은 늘 '이 과부한테 말싸움으로 이길 자가 누가 있겠어?'라며 큰소리쳤지만 적복과 무유에게는 한없이 다정했다.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면 적연은 무유에게 도성 주점의 비천무, 신선 나루 술집의 배꽃 향기 같은 것 등, 산 밖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듣다 보면 무유는 적연이 어린 동생을 데리고 남북으로 떠돌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고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기에 이 암곡까지 흘러들어 주기를 세우고 천일취의 명성을 떨치게 되었을까가 절로 궁금해졌다. "술만 좋으면 어디서든 팔 수 있어." 적연의 대답은 담담했다. 물론 술은 정말 좋았다. 가게 문을 닫은 뒤 무유는 몰래 창고 옆으로 가서 구석에 숨겨둔 작은 병의 천일취 한 병을 꺼냈다. 여주인에 대한 미안함과 술 향에 대한 경의를 담아 살짝 한 모금 머금었다. "누나... 좀 일찍 들어올 수 없어...? 잠이 안 와..." 어둠 속에서 적복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무유는 놀라 술기운이 반쯤 달아났다. "그래... 우리 꼬마 사내..." 이건 적연의 목소리였다. 털털하고 호탕한 적 과부가 사실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어린 낭자였다니. 술기운에 무유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뜻하지 않게 적연 남매의 작은 비밀을 알게 된 것이다. 무유는 여주인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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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여주인 적연은 그날 창고에서 술에 취한 일을 추궁하기는커녕 오히려 만무유를 가게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무유는 매일 손님에게 술을 가져다 따르면서도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