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아주 오래전, 건장한 사내들이 이 뜰을 '선무군절도사 치소'라 불렀던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또한 자신에게 남은 밥을 던져주던 어린 졸병의 웃을 때 보이던 그 송곳니까지도. 그 뒤로…
그것은 아주 오래전, 건장한 사내들이 이 뜰을 '선무군절도사 치소'라 불렀던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또한 자신에게 남은 밥을 던져주던 어린 졸병의 웃을 때 보이던 그 송곳니까지도.
그 뒤로 담장은 허물어졌다 다시 쌓이길 반복했고, 높은 누각은 무너졌다 다시 솟아올랐다. 금빛 전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저녁노을은 몇 번이고 붉게 타올랐다. 황포를 입은 자들이 하나둘 그것의 눈앞을 지나쳐 갔다. 주 씨도, 이 씨도, 곽 씨도... 그들은 저마다 자신이 이곳의 주인이라 자처했으나, 하나같이 바삐 오갈 뿐이었다.
오직 그것만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그것은 이 궁궐을 지키며 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몸집도 조금씩 둥글고 비대해져 갔다.
가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선잠을 잘 때면, 얼굴에 왠지 모를 간지러움이 느껴지곤 했다. 그 찰나, 그것은 아득한 기억 속 그 졸병이 다시 찾아와 턱을 긁어주며 "고양아, 밥 먹자!" 하고 부르는 것만 같았다.
눈을 뜨면, 그저 꽃잎이 떨어져 수염을 스치고 지나간 것뿐이었지만.
흥이 가셔 다시 눈을 감으려던 찰나, 맑고 청아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꽃 그림자가 일렁이는 사이, 한 젊은 얼굴이 나무 아래 고양이들 사이를 거닐고 있었다. 문득 소년의 시선이 겹겹이 우거진 가지와 잎사귀를 뚫고 곧장 나무 위를 향했다. 정확히 그것의 눈과 마주친 것이다.
너무도 오래도록 아무도 자신을 이토록 정면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소년의 눈빛에는 궁인들의 두려움도, 권세가들의 계산도 없었다. 오직 가을달처럼, 봄바람처럼 맑은 호기심만이 머물 뿐이었다.
기억 깊은 곳, 그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던 얼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귓끝을 가볍게 떨었다. 평소처럼 바람 속으로 숨어드는 대신, 몸을 일으켜 등을 한껏 둥글게 말며 태연히 크게 기지개를 켰다.
마치 지극히 평범한 고양이처럼.
'이제야 나와 놀아줄 친구가 왔구나.' 그것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