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산의 형세를 살피며 별을 좇아 태항 동쪽 산줄기를 오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밤, 산속을 걷다가 예상치 못하게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숲 사이 달빛과 별빛이 환하…
요 며칠, 산의 형세를 살피며 별을 좇아 태항 동쪽 산줄기를 오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밤, 산속을 걷다가 예상치 못하게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숲 사이 달빛과 별빛이 환하게 비추는 틈, 아직 포대기에 싸인 작은 아기가 고요히 놓여 있었다.
나는 그저 떠도는 몸, 이 아이를 잘 보살필 수 있을지 두려웠다. 그런데 막상 품에 안아 올리자,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고요히 웃었다. 별빛이 그 눈동자 안에 고여 한층 더 맑게 빛나고, 작은 손길은 하늘의 별을 잡으려 뻗었지만, 이내 내 머리칼만 가만히 움켜쥐고 있었다.
아율은 늘 말했었다. 언젠가 우리에게 아이가 생기면, 하늘의 별의 이름을 따서 지어주자고. 그 이야기를 두고 우리 둘은 한참이나 실랑이를 벌였었다. 어느 별자리가 좋겠냐고, 그는 꼭 좋은 징조가 깃든 별을 골라야 한다고 우겼고, 나는 그런 것에 그다지 마음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이름을 지어야 할 때가 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 아이를 만난 곳도 남쪽을 향한 산마루였다. 남쪽 하늘엔 장수라는 별이 있으니, 주작의 몸과 날개가 만나는 자리에 있고, 힘차게 구름을 뚫고 오르는 길한 기운을 지녔다고 한다. 장수는 달이기도 하고 사슴의 별이기도 하니 첨월록... 꽤 근사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름 하나에 이토록 마음이 머무는 걸 보니, 나 역시 어느덧 속세의 사람이 되어버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