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옥은 살아오며 자신이 듣기 싫은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렇게 듣다 보니 이제는 사람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싫어졌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그들은 말만 가르친 게 아니었으니까. …
심옥은 살아오며 자신이 듣기 싫은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렇게 듣다 보니 이제는 사람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싫어졌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그들은 말만 가르친 게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웃는지, 어떻게 우는지, 어떻게 예쁘게 웃는지, 연회 자리에서 어떻게, 얼마나 오래 웃어야 다른 사람의 체면이 세워줄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사람들이 감동하도록 우는지, 손수건으로 눈가를 톡톡 건드리며 눈물을 한 방울도 더 흘리지도, 덜 흘리지도 않게 하는 법까지 가르쳤다.
그래서 심옥은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을 때조차 늘 그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심옥이 세상에서 제일 말을 잘 듣는 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었다.
여섯 살 때, 아버지 서재에 음식을 가져다주다가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한 줄씩 읽기 시작했다. 모르는 글자가 있으면 반만 읽고는 웃으며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다 굳은 얼굴로 들어온 아버지에게 이유도 모른 채 호되게 꾸중을 들었다.
그때 그녀는 알게 되었다.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을 읽으면 매를 맞는다는 걸.
여덟 살 때, 몰래 집을 나가 거리의 신기한 것들을 구경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다음 날 아버지는 그녀를 대청으로 불렀다.
심 시어사 옆에는 인상이 험한 할머니와 어제 자신을 따라나섰던 심부름꾼이 서 있었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그 할머니에게 매일 우는 법, 웃는 법, 걷는 법, 그리고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때 혼자서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도 매를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열두 살 때, 꽃구경을 나갔다가 연못 위에 비친 자신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잠시 바라보다가 돌멩이를 주워 던지자, 물결이 퍼지며 그 얼굴이 흐릿해졌다. 곧 손등에 회초리가 떨어졌다. 왜 장난을 치냐는 아버지의 꾸중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웃는 얼굴이 너무 가짜 같아서 싫었을 뿐이었다.
그때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도 매를 맞는다는 걸.
"새장 속 새라 해도 지붕을 걷어내면 용처럼 날 수 있는 새 아니겠는가. 용이 된 새라면 못 갈 곳이 어디 있겠어."
사람들은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수천 마디를 들려줘도, 고작 누군가의 단 한마디에 무너지는지를.
하지만...
하지만 사람은 한마디 말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 말이 원래 자기 마음속에 묻혀 있던 말이라면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