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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도련님, 선반 사이로 기어들지 마세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주씨 아저씨가 뛰어다니는 아이를 낚아채서 대나무 그늘 아래에 내려놓았다. 아이는 간신히 가만히 있…

"아이고 도련님, 선반 사이로 기어들지 마세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주씨 아저씨가 뛰어다니는 아이를 낚아채서 대나무 그늘 아래에 내려놓았다. 아이는 간신히 가만히 있나 싶더니 이내 등롱이 너무 홀쭉하다고 투덜거리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새 미씨 아저씨 등으로 올라가 그가 들고 있던 나무 의자로 장난을 쳤다. 나중에는 전가 이모 곁에 쪼그리고 앉아 이불에 수놓인 오리와 거위 무늬가 마음에 안 든다며 점잖게 평가했다. 요컨대 이 꼬마를 위해 지은 새 방은 이것도 저것도 다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정말 어쩔 도리가 없어 주인을 바라보며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이미 도련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한 세 번째 방이었다. 앞의 두 채는 모두 허물고 다시 지었다. "이리 와 봐." 한향선은 온 마당을 제멋대로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며 손에 든 주판을 꽉 움켜쥐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자기만의 거처가 필요했다. 이 큰일을 위해 공사를 시작하면서 불선선은 반년 가까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이 도련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제는 좁은 문에 통통한 가구를 맞추겠다더니, 오늘은 또 날씬한 가구에 넓은 문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한향선이 몇 번이나 대체 어떤 게 좋으냐고 물어봤지만 아이도 뭐라 말을 못 했다. 따라줄 수밖에 없었고 날마다 고치다 보니 석 달이 훌쩍 넘어버렸다. 한향선은 원래 내버려두려 했지만 세 번째 새 방이 완성을 앞두고도 아이가 여전히 소란을 피우며 또 마음에 안 든다고 하자 참을 수 없었다. "진짜 마지막이야. 한 번만 더 고치는 거야." 한향선은 거짓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떼어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오늘 밤 활명의관의 손님들이 주기적인 진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밤중에 한향선은 둥근 달을 바라보다가 낮에 아이가 떼를 쓰던 모습과 저녁에 우연히 놀라 겁먹었던 모습을 떠올리며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작은 침대 곁에 앉아 고향의 동요를 떠올리며 흥얼거렸다. 이불 속에서는 몸을 웅크린 아이가 멍하니 흐느끼고 있었다. 별이 옮겨가고 달이 지자 그녀는 잠든 아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이불 모서리를 꼭꼭 눌러 넣었다. "새 방 필요 없어... 안 클 거야, 떨어지지 않을 거야..." 한향선은 참지 못하고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넌 자랄 거고 나는..." 무언가 떠오른 듯 한향선이 아이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날이 오면 혼자서도 잘 지내야 한다." 더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일어서려던 여인은 눈물을 참지 못할 뻔했다. 몇 달 더 버티자, 이 아이를 조금만 더 내버려두자. 언젠가 헤어질 그날이 오기 전에, 반드시 올 그날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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