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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 황제에게 기보를 보냈어?" 왕대연이 눈을 뜨자마자 옆을 지키던 엽비휴에게 물었다. "네 몸부터 좀 더 챙겨라, 그 허약한 몸은 곧 버틸 수 없을 거다." 엽비휴가 죽 한 그릇을 가져오며 말…

"주나라 황제에게 기보를 보냈어?" 왕대연이 눈을 뜨자마자 옆을 지키던 엽비휴에게 물었다. "네 몸부터 좀 더 챙겨라, 그 허약한 몸은 곧 버틸 수 없을 거다." 엽비휴가 죽 한 그릇을 가져오며 말끝을 흐렸다. "보냈냐?" "안 보냈어." "왜?" "왜라니, 만약 그가 진정한 영주라면 그 낡은 기보는 필요 없을 테고, 아니라면 줘 봤자 헛수고다. 나는 그동안 우리가 그 낡은 기보를 보내려 애쓴 게 과연 가치가 있었나 자주 생각했어..." "엽! 비! 휴!" 왕대연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기보를 어디에 뒀어?" "몰라. 버렸어. 지금쯤이면 이미 너덜너덜해졌거나 들판의 굶주린 늑대 뱃속에 들어갔을지도 모르고,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갔을 거야. 그게 없어졌으니, 이제 네가 날 따라 동분서주할 필요 없어. 여기서 편히 몸을 추스르도록 해. 여긴 꽤 괜찮아. 강호의 대협들이 지키고, 전쟁도 멀리 떨어져 있고, 배꽃 향기만 가득한 신선 나루라 불리는 곳이니까..." "꺼져, 당장 꺼져! 엽비휴, 네가 왜 그런 짓을 해?! 그래, 그 기보는 네가 쓴 거지만, 나 없인 너도 없었고, 기보도 없었어. 아무리 뭐라 해도 그 기보를 처리할 권리는 내게 있어야 하는 거 아냐?! 나 왕대연은 지금껏 거의 반평생을 그 기보를 보내기 위해 뛰어다녔단 말이야. 그런데, 네가... 이런 짓을 하다니, 나를 어디에다 내팽개친 거야? 우리의 스무 해가 넘는 세월을 어디에 내팽개친 거냐고! 꺼져, 너 따위 보고 싶지 않아!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아!" 왕대연은 엽비휴를 쫓아내고 문을 세게 닫았다. 문밖에서 엽비휴가 소리쳤다. "왕대연, 너 정말 고집 세구나! 네가 그리 병들었을 때 내가 길가에 내버려두길 바랐어? 난 이 일 후회하지 않아. 말하는데, 난 절대 후회 안 해! 후회한다면, 그 낡은 기보를 일찍 버리지 못한 걸 후회하지. 우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헛되이 끌고 다닌 거 말이야!" 왕대연은 힘없이 문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앉았다. 그의 꿈과 청춘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걸 누구 탓할 수 있을까? 엽비휴 탓일까? 그는 자신을 위해서 그랬을 뿐이다. 그렇다면 자신 탓일까? 분명 온 힘을 다했는데. 아니면 운이 없고 운명이 괴로워서일까? 그건 얼마나 막연하고 허무한 이유인가! 결국 엽비휴 탓일 뿐이다. 그가 재능이 있으면서도 아끼지 않은 탓, 백리를 가면서도 구십리를 가지 못한 탓, 시기적절하지 못한 조바심과 단호함 탓. 아무튼 그 탓이다, 그는 예전과 다름없이, 여전히 그를 미워한다! 한 쌍의 친구는 그렇게 헤어졌다. 엽비휴는 불선선으로 터를 옮겼고, 왕대연은 신선 나루에 남았다. 그들은 오랜만에 상기를 다시 두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생계를 위해, 또 한 사람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왕대연은 알았다. 평생 엽비휴를 이길 수 없다는 걸. 하지만 괜찮았다. 그는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다. 가르친 제자가 엽비휴를 이기면, 그제서야 자기 승리라고 했다. 그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그리고 그를 단단히 혼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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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 황제에게 기보를 보냈어?" 왕대연이 눈을 뜨자마자 옆을 지키던 엽비휴에게 물었다. "네 몸부터 좀 더 챙겨라, 그 허약한 몸은 곧 버틸 수 없을 거다."…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