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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은 소생학당에서 글자를 배우고 돌아오면, 오늘 새로 배운 글자를 유현에게 보여주곤 했다. 유현은 글을 몰랐다. 장천은 조금 높은 의자에서 뛰어내려 펜을 내려놓고, 유현의 손을 잡아 그녀의 손바닥…

장천은 소생학당에서 글자를 배우고 돌아오면, 오늘 새로 배운 글자를 유현에게 보여주곤 했다. 유현은 글을 몰랐다. 장천은 조금 높은 의자에서 뛰어내려 펜을 내려놓고, 유현의 손을 잡아 그녀의 손바닥에 다시 썼다. "어머니, 선생님이 이게 '집'이라고 하셨어." 유현은 간지러운 손바닥을 웃으며 어루만졌다. 획이 많은 글자라 간지러움도 오래 남았다. 장천은 오늘 서당에서 들은 이야기를 따라 말했다. "어머니, 선생님이 집이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보랬어요. 집이란 아버지랑 어머니가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있을 때조차 유현에게는 집이 없었다. 그녀에게 이 생에는 단 하나의 집만 있었다. 그 집은 열아홉 살 되던 해, 장씨네 식당 문 앞에서 비를 피하던 그 밤부터 시작되었다. 집이란 어떤 곳일까. 그녀는 장안강에게서 배웠고, 장안강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배웠다. 그래서 유현도 배웠다. "집이란 누군가를 기다리며 밥을 차리는 곳이다." "늦게 돌아오는 사람의 밥상엔 언제나 따뜻한 밥이 남아 있다." 한 줄, 또 한 줄. 그녀는 그렇게 많은 것을 배워 갔다. 그리고 천아가 태어난 뒤엔 또 한 줄이 더해졌다. "집이란 장안강과 천아가 있는 곳, 우리 천아가 잘 살게 하려는 곳이다." 그는 그렇게 가르쳤다. 분명 그렇게 가르쳤다. 그런데 어째서 그 말이 이제는 아무 의미도 없게 되어 버린 걸까. 수년 뒤, 유현은 불타는 식당과 난동을 부리는 건달들을 바라보며 벽돌을 주워 들고, 깨진 기와와 흩어진 재료를 하나하나 주워 담았다. 그에게는 집이 둘이었다. 앞집은 그와 어머니의 집, 뒷집은 그와 그녀의 집. 하지만 그녀에게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유현은 자신이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두 개의 찐빵을 가진 사람보다 하나뿐인 찐빵을 가진 사람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는 걸. 그녀는 단지 그 이유로만 고개를 숙인 게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은 불에 그슬린 요리책의 한 귀퉁이에 멈췄다. 그건 장안강의 어머니가 남긴 요리책이었다. 장안강은 그 요리책 앞에서 음식을 만들며, 그 낯선 사내가 남긴 이야기와 '집'이라는 글자를 떠올리곤 했다. 유현의 손가락은 타버린 그 자리를 멍하니 쓸었다. 그건 한 어머니가 죽기 전 흘린 눈물, 그리고 아주 오래된 시간에서 흘러온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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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은 소생학당에서 글자를 배우고 돌아오면, 오늘 새로 배운 글자를 유현에게 보여주곤 했다. 유현은 글을 몰랐다. 장천은 조금 높은 의자에서 뛰어내려 펜을 내려놓…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