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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을 건너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수수는 강 건너편 여기저기 피어오른 영지의 모닥불들을 바라보며 문득 넋을 잃었다. 이런 각도에서 자신의 집을 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저 너머가 마을…

이 강을 건너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수수는 강 건너편 여기저기 피어오른 영지의 모닥불들을 바라보며 문득 넋을 잃었다. 이런 각도에서 자신의 집을 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저 너머가 마을 어귀의 오래된 우물일 테고, 저 길은 집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일 것이다. 그리고 저곳은... 아버지가 돌아오시길 기다리던 강가였다. 예전에 아버지가 남쪽 강가에서 밀을 베실 때면 그녀는 그곳에 앉아 아버지를 기다렸다. 혼자 있으면 무서웠지만,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가르쳐 준 노래를 불렀다. 그러면 아버지는 일손을 멈추지 않은 채 함께 따라 불러 주셨다. "하늘의 소철나무는 누가 심었나, 땅의 황하는 누가 열었나?" 그리고 그 강가에서, 피난길에 올랐던 그 밤에도 그녀는 다시 그 노래를 불렀다. 멀리서 말발굽 소리와 울음소리가 아직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도,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건너편 밀밭을 바라보며 그녀는 어느새 익숙한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물도 바람도 여전히 화답했지만, 강 건너에서 함께 노래를 불러 주던 아버지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하늘의 소철나무는 서왕모께서 심으셨고, 땅의 황하는 용왕께서 여셨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희미한 노랫가락이 이어졌다. 아버지신가? 하지만 아버지는... 수수가 소리를 따라 찾아가 보니 그곳에는 가족과 헤어진 아이 하나가 서 있었다. 아이는 그 노래를 듣고서야 수수가 오랑캐가 아니라 같은 고향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날 밤 수수의 노랫소리는 강가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익숙한 가락을 알아들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어느새 그녀의 곁에는 같은 고향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행영으로 갑시다" 달빛 아래, 노랫소리를 따라 서로를 찾아낸 사람들을 바라보며, 수수의 마음에도 다시 용기가 피어났다. 노래는 북쪽 강가에서 남쪽 강가로 흘러갔다. 영지에서는 노래를 듣는 사람도, 함께 따라 부르는 사람도 점점 늘어났다. 말발굽 소리에 놀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들, 오랑캐와 싸우다 다쳐 자리에 누운 협객들, 사람들에게 먹일 국을 함께 끓이던 아주머니들... "노래를 부르며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라!" 수수는 아버지가 밀밭에서 돌아오실 때 늘 하시던 말씀을 다시 떠올렸다. 그 노래는 두려움만 몰아낸 것이 아니었다. 끝없이 이어진 어둠 속에서 많은 사람을 앞으로 이끌어 주었다. 노래를 들은 어떤 이는 잠시 쉬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남쪽으로 길을 떠났고, 어떤 사람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박자를 맞추며 술 한 잔을 나눈 뒤, 다시 힘을 얻어 북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자신의 곁에 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천하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은 이제 강을 건너, 그녀의 고향을 한 치 한 치 되찾으려 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누가 삼관 밖을 지키는가..." 아버지, 저는 정말 대단한 영웅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들과 함께라면... 저도 오랑캐를 쓰러뜨릴 수 있어요. 이제 그들과 함께 북쪽으로 갈 거예요.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우리 집안의 원수를 갚을 거예요. "누가 집을 떠나 돌아오지 못했는가..." 아버지, 제가 북쪽 강가로 가 집에 도착하면 조금씩 우리 집을 다시 지을 거예요. 그리고 문 앞에 밀 한 줄을 심어 둘게요. 그러면 아버지께서 밀 향기를 따라, 이 노랫소리를 따라, 분명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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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을 건너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수수는 강 건너편 여기저기 피어오른 영지의 모닥불들을 바라보며 문득 넋을 잃었다. 이런 각도에서 자신의 집을 본 적은 거…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