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렸다. 평생을 기다렸다. 손에 쥔 당나라의 깃발이 이 땅을 떠난 지도 거의 한 갑자가 지났다. 사람들은 흔히 오십이 되면 천명을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기다려 온 것은 그런 천명이 아…
나는 기다렸다. 평생을 기다렸다.
손에 쥔 당나라의 깃발이 이 땅을 떠난 지도 거의 한 갑자가 지났다.
사람들은 흔히 오십이 되면 천명을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기다려 온 것은 그런 천명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시간과 싸웠다. 내 선함을 저버리고 권력을 남용하며, 심지어... 내 큰형을 희생시켰다.
아니, 내가 희생되어도 상관없다. 량주는 내가 없어도 되고, 귀의군 역시 내가 없어도 된다.
하지만 나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맹세는 반드시 누군가가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 뒤를 이을 사람을 기다려 왔다.
그리고 오늘, 그 사람이 마침내 이곳에 이르렀다.
다만 그에게는 아직도 순수한 마음이 남아 있었고, 나를 향한 존중 또한 남아 있었다.
장안의 인질은 귀의군의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진실과 추악함을 모두 털어놓았다.
그가 나를 버리기를 바랐다. 내가 형을 버렸던 것처럼.
만약 권력 교체에 피가 필요하다면, 내 살과 피로 그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다.
그가 내 옛 부하들을 제압하고, 내 명성을 대신할 때까지.
밖을 보니, 이미 그는 친병을 장악하고 있었고, 내 귀당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눌러 놓고 있었다.
역시, 그는 훌륭하게 해냈다.
나는 그가 오면 내 목에 칼을 겨눌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내게 칼을 건넸다.
나는 이 칼이 너무 익숙하다. 처음 이별할 때 형이 내게 칼을 주었고,
이후 나는 그것을 형의 아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 칼이 다시 내 앞에 돌아왔다.
그는 귀의군을 이끌고, 내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를 깊이 이해했다. 나는 알았다. 지금도, 앞으로도,
천 리, 만 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서로의 곁에 설 것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