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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 삼년 십일월 이십일일 오늘도 숙부의 대막사에 들어가 문안을 올렸지만, 숙부는 여전히 나를 냉대하셨다. 그럴 만도 하다. 조정의 중신이신 숙부께서는 매일 맞이할 이들이 부지기수일 텐데, 어떻게 …

개운 삼년 십일월 이십일일 오늘도 숙부의 대막사에 들어가 문안을 올렸지만, 숙부는 여전히 나를 냉대하셨다. 그럴 만도 하다. 조정의 중신이신 숙부께서는 매일 맞이할 이들이 부지기수일 텐데, 어떻게 나 같이 가난하고 초라한 먼 친척 조카를 눈여겨보시겠는가. 나는 알고 있다. 이 군영의 병졸들이 겉으론 나를 공손히 대하지만, 뒤에서는 별별 수를 다 써가며 나를 가난한 선비라고 헐뜯고 비웃는다는 걸. 그래, 나는 숙부의 커다란 깃발을 등에 업고, '절도사 두중위의 먼 조카'라는 허울 좋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다. 하지만 이 호피가 내게 걸쳐져 있는 한, 이 군영의 병졸들은 내 말을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를 업신여기는가? 도대체 뭘 믿고, 무슨 근거로 뒤에서 나를 짓밟는단 말인가... 정소, 오직 너만이, 너만이 진심으로 나를 대해주었다. 내가 무능하다는 소문이 돌 때면, 나 대신 문서를 써 주었고, 사람들이 몰아세울 때면, 언제나 앞장서서 내 편이 되어 주었다. 그래, 너는... 진심으로 나를 대해 줘야 마땅하다. 네 아버지와 형제들이 성을 지키지 못해 결국 노예가 되었을 때, 너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나였다. 네가 죄인이 되어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고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었을 때, 너에게 서기 노릇을 시키며 생계를 열어준 사람도 바로 나였다. 정소, 너는 나를 모욕하는 그들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너를 형제로 대했다. 그러니 너도 내게 마음으로 보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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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 삼년 십일월 이십일일 오늘도 숙부의 대막사에 들어가 문안을 올렸지만, 숙부는 여전히 나를 냉대하셨다. 그럴 만도 하다. 조정의 중신이신 숙부께서는 매일 맞이…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