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우리처럼 닭 키우는 놈들은 닭 새끼도 다 제 새끼나 다름없으니 당연히 아끼고 잘 돌봐야 하네! 그래서 난 마을에서 제일 학문 있는 이수재를 불러다가 내 입으로 나불대는 거 하나도 안 빼놓고…
[서문]
우리처럼 닭 키우는 놈들은 닭 새끼도 다 제 새끼나 다름없으니 당연히 아끼고 잘 돌봐야 하네! 그래서 난 마을에서 제일 학문 있는 이수재를 불러다가 내 입으로 나불대는 거 하나도 안 빼놓고 다 적어달라 했네. 이 글 보고 다들 제대로 배워보시게!
[상권: 어떻게 키울꼬?]
알을 낳은 암탉은 몸이 허약해지니 좋은 둥지를 만들어줘야 하네. 바람 안 새고, 건조하고, 따뜻한 구석을 골라 짚을 두툼하게 깔아줘야 편안하게 엎드려 쉴 수 있네! 요 며칠 동안은 쓸데없이 들여다보지 말고 혼자 쉬게 내버려 두면 되네! 편안하게 이틀 정도 푹 쉬고 나면 저절로 기운을 차릴 것이네!
그리고 먹이는 돈 좀 팍팍 써야 하네! 그 거친 겨 같은 건 목만 따갑고 몸에 도움도 안 되니 자꾸 먹이지 말게.
좋은 좁쌀을 좀 구해서 미지근한 물에 불려 부드럽게 만든 다음, 잘게 썬 푸성귀를 섞어 넣으시게. 하루 세 번만 꼬박꼬박 챙겨 줘도 살이 통통하게 오를 거라네!
명심하게. 절대 짠 거 먹이지 말게. 그러면 물만 마시고 정작 살은 안 오른다네!
한번 지켜 보시게. 열흘 보름 지나면 닭털에 윤기가 돌고, 눈빛도 또렷해져서 하루가 다르게 통통해지니까! 그렇게 동글동글하게 잘 길러 놓으면, 성공인 거라네!
[하권: 어떻게 먹을꼬?]
이렇게 한참 떠들다 보니, 나도 배가 좀 고파지는 것 같네! 자, 이제부터는 집에서 기른 닭을 어떻게 손질해야 제일 맛있는지 알려 주겠네!
먼저 닭다리 두 개를 떼어내시게. 거기가 온몸에서 제일 힘 좋고 맛 좋은 부위라네! 거기다가 소금과 산초 가루 팍팍 뿌려서 힘껏 문질러 준 다음,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걸어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말리면 이게 바로 '염장닭다리'!
이제 사기 냄비 하나를 준비해서 바닥에 짭조름한 고기 몇 점 깔고, 겨울 죽순도 썰어 넣고, 표고버섯도 몇 개 넣어보게. 그 위에 아까 말린 닭다리 두 개를 올리고 푹 곤 육수를 부어주면... 정말 끝내줄 것이네!
처음엔 센 불로 보글보글 끓이고, 끓기 시작하면 얼른 약불로 줄여 은근하게 푹 고아주면 된다네.
서두르지 말게! 그 향이 저절로 배어 나오게 두고, 한 시진 남짓 지나서 뚜껑을 열어 보게.
아이고, 그야말로 끝내주네! 국물이 노르스름허니 빛나고 기름방울도 자글자글 떠오르네.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닭고기가 스르륵 풀어질 만큼 푹 익어 있고, 고기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면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네! 이때 흰쌀밥 한 그릇만 곁들이면, 세상 어떤 산해진미도 안 부러울 것이네!
이게 바로 우리 개봉에서 손꼽히는 별미 '염장닭다리 전골'이라네! 어떤가, 정말 끝내주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