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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은 열다섯여섯 살 무렵 뼈만 남을 정도로 말랐다. 살갗 밑의 뼈가 다 드러나 사람을 찌를 것처럼 보였다. 사람도 그랬다. 겉모습만큼이나 마음도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

유현은 열다섯여섯 살 무렵 뼈만 남을 정도로 말랐다. 살갗 밑의 뼈가 다 드러나 사람을 찌를 것처럼 보였다. 사람도 그랬다. 겉모습만큼이나 마음도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겉으론 웃는 낯이지만 남 도와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고, 자기 일이 아니면 손끝 하나 까딱 안 한다고. 성격도 까칠해서 마치 누가 자길 괴롭힐까 봐 늘 잔뜩 경계하는 것 같다고. 게다가 하루 종일 반장에게 아부를 떨었다. 한참 그렇게 수군거리더니 또 말했다. 딱히 갈 데도 없는 처지라 저렇게라도 안 하면 굶어 죽는다며, 다들 그를 불쌍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요즘 세상엔 권력 있는 사람들만 잘 사는 법이니. 그 말을 마친 뒤, 모여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졌다. 그녀가 그런 사람이었기에 사람들은 "누가 괴롭힐까 봐 겁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당해도 싸다"고 했을 것이다. 유현은 전자를 택했다. 후자는 이미 겪어봤다. 너무 아팠고, 울었다. 다시는 그럴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몇 번 더 얼굴을 맞대면서 수군대던 사람들도 그녀의 사정을 궁금해 떡을 씹으며 물었다. "아버진 어디 계시냐?" "도망갔어." "그럼 어머니는?" "죽었어." 그녀의 대답은 단호했다. 듣는 사람들은 멍해졌다. 그런 동정이나 연민은 그녀의 냉정한 말투에 닿지 못했다. "일찍 죽어서 기억도 안 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사람들 눈엔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 순간마다 그녀는 그날 밤의 단 한 장면을 떠올렸다. 죽어가던 여자는 평생 한 번도 자신에게 잘해준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날 밤엔 울면서 그녀를 바라봤다.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유현은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죽은 물고기처럼 벌어졌다가 닫히지 않은 입술만 멍하니 바라봤다. 그 여자는 유현의 손을 꼭 잡은 채 결국 멈췄다. 유현은 뼈밖에 남지 않은 얼굴을 살짝 쓸어보았다. 메마른 생명에서 느껴진 건 눈가에서 흘러나온 마지막 한 점의 젖음뿐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왜 우는 걸까. 분명히 죽는 게 아파서 우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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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은 열다섯여섯 살 무렵 뼈만 남을 정도로 말랐다. 살갗 밑의 뼈가 다 드러나 사람을 찌를 것처럼 보였다. 사람도 그랬다. 겉모습만큼이나 마음도 단단하고 날카로…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