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님께, 이제 곧 한 해가 저물어 가니 이 겨울도 이제야 끝이 보입니다. 다행히 올해 가을 수확이 좋았고 마을에 땔감과 물자도 넉넉히 쌓아둔 덕에, 굶주리거나 추위에 떠는 이 없이 보낼 수 있었습…
협객님께,
이제 곧 한 해가 저물어 가니 이 겨울도 이제야 끝이 보입니다. 다행히 올해 가을 수확이 좋았고 마을에 땔감과 물자도 넉넉히 쌓아둔 덕에, 굶주리거나 추위에 떠는 이 없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협객은 객지에서 별고 없으신지요? 끼니는 거르지 않는지, 옷은 따뜻하게 챙겨 입으셨는지 걱정이 앞섭니다.
협객께서 북쪽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들 언제 돌아오실지 목을 놓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그쪽에서 피난 온 이들이라 더더욱이 걱정이 됩니다. 강 남쪽에 살며 갈대밭에서 오리알을 줍던 기억을 가진 이도 있고, 산기슭에 아래서 계단식 논밭을 일구며 살던 이도 있습니다. 다들 협객의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습니다. 나중에 여정을 마치고 마을을 지나게 되거든, 꼭 들러서 쉬어 가십시오. 그곳의 이야기도 들려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군요.
마을은 요즘 춘절 준비로 집집마다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연능 낭자는 식량으로 엿사탕을 고았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일 년 내내 모두 고생했으니 마지막은 달콤하게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협객 몫도 남겨 두었으니 시간이 되실 때 들러 맛보아 주십시오.
저와 마을 주민 모두의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에는 병치레 없이 평안하시길 바라며 마을 사람들은 언제든 협객의 귀환을 환영합니다.